한국일보

‘한인만의 은행’서 벗어나야

2003-07-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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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 이코노미의 현장 <하>

영파워들, 주류 적극진출 지적

정확한 업무규정
체계적 교육 절실


한인은행의 30대 중견간부들은 일에 대한 성취욕구가 강하고 새 금융상품도 이들의 아이디어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은행의 현 운영시스템에 만족하기보다는 한인은행이 더 이상 한인들만을 위한 은행이라는 편협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차장급 오피서는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이 계속 늘어난다면 고객, 경영진, 직원 입장에서도 성장을 스스로 가로막는 일”이라며 “반드시 더 넒은 주류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 파워들이 지적하는 한인은행의 단점은 ▲제한된 금융상품 ▲정확하지 않은 업무규정 ▲체계가 잡히지 않은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이다. 장점은 ▲인간적인 관계 ▲신속한 서비스 ▲한인고객의 요구를 잘 파악한다는 것.
대학을 갓 졸업한 24살의 한 오피서 트레이니는 입행 후 몇 달 되지 않아 제대로 훈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서류를 취급케 하고 마무리까지 짓도록 하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는다. 주먹구구식으로 일단 일을 먼저 저질러놓고 수습케 하는 한국적 사고방식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입사 2년째인 회계분야의 20대 직원도 체계가 잡히지 않은 업무시스템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입사시 업무를 정확하게 인수인계 받은 것도 아니고 업무에 대한 정확한 성격규명도 없어 애를 먹었다. 그녀는 특히 잘 해보자고 목청을 높이던 상사가 금방 다른 은행으로 자리을 옮기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전보다는 많이 개선됐지만 훈련 프로그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인은행의 현재와 미래는 결국 이런 젊은이들에게 달렸다고 은행장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이들이 지적하는 문제가 건설적으로 잘 해결 되고 영파워들이 한인은행에 튼튼하게 착근하기를 주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박흥률 기자>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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