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해의 민주주의 상’ 수상 탈북자들 DC서 증언

2003-07-1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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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인권 탄압 더 심해졌다 ”

▶ 16일 상원 ‘북한 인권 컨퍼런스’도 참석

최근 미 상원이 중국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UN에서는 북한의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정하는 등 국제 여론의 압박이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북한내 인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탈북자들이 폭로했다.

미 의회 산하 ‘민주주의진흥기금(NED)’이 선정하는 ‘올해의 민주주의상’ 수상자로 선발된 이순옥, 안혁, 강철환씨 등 탈북자들은 15일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말할 수 없는 인권탄압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에 자유세계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강철환씨는 "외부 시선에 부담을 느껴 수용소 숫자는 줄었는지 모르지만 수감자 수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며 "감시의 눈을 피해 함경남도 영월, 대흥 등의 깊은 산중에 이동식 수용소를 설치해 수감자들에 대한 탄압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함북 회령, 화성, 함남 여독, 청진, 개천 등 다섯 지역에 설치된 수용소에 약 20만명의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순옥씨는 "북한에서는 경제범과 사상범을 특별히 구별하기 어렵다"며 "내가 탈출하던 90년대 중반 무렵에는 전국 12곳에 40여만명이 수감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자들과 함께 ‘민주주의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윤 현 이사장은 "북경내 UN 인권위원들이 중국 정부의 협조가 없어 곤란하다며 탈북자들의 인권을 위해 적극 일하지 않는 것은 직무 태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탈북자들이 잠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장소만 제공해도 중국 정부가 정책을 전면 수정하지 않고 이들의 인권 유린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급소에서 일하다 횡령 혐의로 1986년 체포된 이순옥씨는 1992년 풀려났다가 3년 뒤 한국으로 탈출했으며 강철환씨는 수용소에서 10년간 수감생활을 한 후 탈출에 성공했다. 또 안혁씨는 간첩죄로 몰려 1986년 수감됐으며 1992년 탈출에 성공, 이듬해 한국에 왔다.

NED의 칼 거쉬맨 회장은 "과거 중동계 여성과 중국 인권운동가가 ‘민주주의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북한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이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 북한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치하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들을 선정했다"고 시상 배경을 밝혔다.

한편 NED는 16일 덕슨 상원 빌딩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조명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이날 ‘민주주의상’ 시상식도 갖는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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