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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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형태의 어퍼머티브 액션

2003-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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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대법원이 입학 사정에서 인종등 특정 요인을 근거로 가산점을 주는 미시건 대학의 쿼타 비슷한 시스템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대법원은 미시건 법대의 입학 사정정책을 지지함으로써 인종이 고려대상이 될 수는 있다고 확인했다.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자신들이 입학 자격은 되는데 백인이기 때문에 불합격했다고 믿고 있다. 아마도 실력이 덜한 소수계 학생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소송으로 어퍼머티브 액션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소수계의 학업성과는 평가절하되고 백인은 역차별 당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소식을 듣고 나와 내 친구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나의 친구는 흑인으로 미시건 법대에서 불합격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더 좋은 법과 대학에 들어가 성공적인 국제법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나는 백인인데 미시건대 학부에서 불합격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 나는 프린스턴 대학에 들어가 대학원까지 마쳤다.
내 친구나 나나 미시건대학에 불합격할 이유가 없는데 우리는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나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학이 미시건만은 아니었다. 하버드도 예일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프린스턴은 왜 나를 합격시켰을까?
나의 추측은 이렇다. 나의 아버지가 그 학교에 다녔다. 다른 모든 있는 집 백인 자녀들처럼 나도 또 다른 형태의 어퍼머티브 액션 혜택을 받은 것으로 의심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내 경우 백인 대상 어퍼머티브 액션의 혜택을 받았을 뿐 아니라 소수계 우대 어퍼머티브 액션의 혜택도 받았다는 사실이다.
내가 프린스턴에 들어갔을 때 프린스턴은 소수계 우대 정책의 리더로 나의 아버지가 다닐때와는 전혀 다른 학교가 되어 있었다. 흑인계 학생과 교수들이 늘어나면서 전국 수위의 아프리칸 아메리칸 연구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냈다. 나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학과들을 택하면서 다문화 사회와 다인종 사회에서 사는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비록 인종으로는 백인이지만 내가 어떻게 미국인이 되고 지구촌의 시민이 되는 지를 배운 것은 프린스턴의 아프리칸 아메리칸 학과목들을 통해서였다.
그후 내가 언론계의 일자리를 구할 때 내게 도움이 된 것은 아이비리그 졸업장이 아니라 아프리칸 아메리칸 분야 공부 경험이었다. 그래서 나는 소수계 우대정책이 백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어퍼머티브 액션을 지지하는 많은 대기업들도 같은 생각이다.
트레보 코슨/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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