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가 상승은 거품

2003-06-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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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히 거품이다. 지난 3년간 계속된 베어마켓과 기업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비이성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의 뚜렷한 징후가 없는데도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니까 덩달아 뛰어들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곤두박질칠 것이고 소비자들은 주머니를 열고 기업은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가는 작년 가을 수준이고 소비자들은 움츠리고 있으며 기업들은 투자보다는 해고를 통한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여전히 뜨겁지만 고용상태는 계속 좋지 않은 상태이다.
지난 5월 기업의 내부자들이 팔아치운 주식은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음을 알아야 한다. 주가는 수익을 기준으로 볼 때 역사적 평균치보다 2배나 비싼 상태이다. 지금 주식시장에 동참하는 투자자들은 정확한 자료 분석을 토대로 하지 않고 그저 지금 주식을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과 주식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가득 차 있다.
물론 나의 진단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가 꾸준히 상승해 일부 분석가들이 내놓은 두 자리 수의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 워싱턴은 현재의 저금리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해 재정위기는 점점 더 곪아 수년 내 터질 것이다. 그러니 주식에 좋을 리가 없다. 한마디로 지금 주식시장은 거품이다. 결국 터질 것이다.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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