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드 맵‘ 종말의 서곡인가

2003-06-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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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미국 내 보수파 크리스천들이 중동평화 협상이 점점 더 개입해 왔다. 중동분규가 명목상으로는 유대인과 무슬림 간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는데도 별로 이해관계가 없어 보이는 보수파 크리스천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성경적이면서 실질적인 차원에서 그렇다.

물론 우리 모두가 동일한 것을 믿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신이 ‘성스러운 땅’을 이스라엘에 주었다고 믿는다. 창세기 12장 1-3절에는 ‘약속의 땅’을 아브라함의 후손인 유대인들에게 주는 것으로 돼 있다. 게다가 신은 같은 구절에서 이스라엘을 축복하는 사람들은 축복 받을 것이고 이스라엘을 저주하는 사람들은 저주받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같은 약속은 구약과 신약(로마서 11장, 사도행전 3장 18-22절) 여러 곳에서 반복된다. 신의 약속은 유대인들의 국가가 땅을 차지할 권리를 신으로부터 부여받았음을 의미한다. 성경은 어느 날 이스라엘 국가가 재건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 것을 지구 종말의 예언이 현실화함을 알리는 징후로 해석했었다.


신이 이스라엘에 땅을 주고 이 땅을 평화를 위해서 다시 포기한다면 이는 성경에 어긋난다는 논리가 따른다. 그러므로 이런 크리스천들은 이스라엘 땅의 일부를 팔레스타인에 양도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일부는 중동 평화를 위해 현재 논의 중인 ‘로드 맵‘이 다니엘서 9장 27절에 언급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평화가 3년 6개월간 지속되고 마침내 대규모 전쟁이 발발해 3년 6개월간 지속될 것이다. 이 것이 바로 종말에 있을 선과 악의 대결전인 ‘아마겟돈’이라는 것이다. 성경에 예언된 평화라면 이는 항구적인 평화는 결코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다.

다른 크리스천들은 신이 이스라엘에 땅을 주었지만 아울러 이방인들을 정의롭게 대우할 책임도 지워주었다(출애굽기)고 믿는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신이 준 땅의 일부를 평화를 위해 포기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믿음은 협상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 것도 결국 항구적인 평화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는 동일한 믿음이다.

중동상황은 성격적으로 보아도 아주 복잡하다. 실제 예수는 지구 종말과 자신의 재림을 예언했지만 제자들에게 그 날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알려고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 대신 예수 재림 때까지 크리스천답게 생활하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중동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주시하고 있지만 아마 예수의 이 충고가 우리에겐 최선일 것이다.

데릴 복/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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