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플레 된 ‘디플레 우려’

2003-06-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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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디플레가 매우 나쁜 현상이라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디플레가 나쁘다는 사실이 디플레가 닥쳐온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디플레가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라크 원유 과잉생산이 공급과잉을 야기할 것이다. 생산성의 문제가 있다. 13억 중국인이 자동차, 컴퓨터 등을 만들기 시작하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석유가 배럴 당 27달러에서 5달러로 떨어진다고 가장하자. 그 이후엔 얼마나 더 떨어질까. 소비자들은 개스 값이 싸지면 남는 돈으로 다른 물건을 살 것이다. 가격은 올라가고 디플레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생산성 향상으로 상품가격을 낮춰 판매하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가정도 옳지 않다. 생산성이 높은 노동자는 돈을 더 벌고 이 돈을 더 쓰게 마련이고 물가는 오르게 된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디플레 위험을 말한 바 있지만 경제는 성장할 것이고 이 경제 성장은 디플레 최대의 적인 셈이다. 디플레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반대하지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디플레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상당기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이 같은 저금리는 가계나 기업으로 하여금 돈을 쉽게 빌리도록 독려한다. 지금 빌리는 것이 나중에 빌리는 것보다 훨씬 그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빠른 성장을 불러올 것이다.


에버렛 에어리히/ 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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