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정책 재고하라

2003-06-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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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권력자들은 대규모 불법 이민의 영향을 거의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미 전국 구석구석의 도시와 마을들은 불법 체류 문제를 매일 겪고 있다. 도심 학교 교실들이 콩나물 시루가 되고, 값싼 노동력을 찾는 딸기 농장들에 일꾼이 넘치고, 카운티 병동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이 다 그로 인한 것이다.
불법 체류자 문제는 이제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일리노이, 플로리다, 뉴욕을 넘어서 노스 캘롤라이나, 아카소, 유타, 조지아, 버지니아, 캔사스로 퍼져 나가고 있다. 그래서 10여개 주가 불법 체류자들에게 운전 면허를 허용하거나 불법체류 자녀들에 대해 대학 등록금을 인하해주는 법들을 통과 시켰다.
그러나 이민 문제는 이렇게 단편적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다. 연방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대화를 재개해야만 한다. 미국과 멕시코 정상은 앞서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테러와의 전쟁, 미국의 해외 군사행동, 그리고 이라크 전에 대한 멕시코의 지지 거부로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나 부시와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내 수백만 멕시칸 불법체류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임시 노동력의 적정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국경 수비에 대한 멕시코측 협조를 어떻게 확실히 할지등을 논의해야 한다.
진짜 이민개혁을 하려면 기업, 노동계, 종교계, 소수계 커뮤니티등을 포함, 가능한한 많은 여론을 들어야 한다. 이민은 중요한 문제이다. 명석한 지도자라면 이민관련 국가적 정책을 세우는데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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