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 반해 버린 ‘철인 아줌마’
2003-06-14 (토) 12:00:00
여성 마라톤 코치 조앤 정씨
조앤 정씨는 55세의 청춘이다. 160cm, 54kg의 탄탄한 체구에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날렵한 몸매로 LA, 뉴욕, 알래스카, 보스턴, 하와이, 시카고, 춘천 등 마라톤이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펄펄 나는’ 여성 마라토너. 건장한 청년들도 어렵다는 26.2마일의 마라톤 풀코스를 36회나 완주했으며 기록도 3시간40분대로 웬만한 아마추어는 명함도 못 내밀 실력이다.
주중엔 개인사업과 원정 코칭으로, 또 주말엔 한인마라톤클럽(Korean Marathon Club) 지도로 개인 연습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정씨는 “올 11월 출전할 뉴욕시 마라톤에 대비해 슬슬 몸을 풀어야 하는데 좀처럼 시간 내기가 어렵다”며 울상이다.
뉴욕시 마라톤은 엔트리 제한 3만 명에 지원자가 10만 명씩 몰려, 출전하는데 만도 3∼4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아무나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하지만 정씨는 이 경쟁에서 제외됐다. 기록이 좋은 지원자들은 따로 선정해 출전권을 주는 ‘개런티드 엔트리’(guaranteed entry)를 실력으로 당당히 따냈기 때문.
“마라톤이 힘들다는데 어디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10년 전쯤 혼자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차차 실력이 늘면서 재미도 있고 건강에도 좋아 마라톤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돼 버린 거죠”.
대학 때부터 수영으로 축적한 체력을 지금도 매주 두세 시간 정도 장거리 수영으로 다진다. 하지만 홀로 물 속에서 앞만 보고 정진해야 하는 수영에 비해 자연을 만끽하면서 옆 사람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마라톤은 그 즐거움이 몇 배나 커 정씨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내년 초까지 잡힌 출전 스케줄만도 큼직큼직한 것이 4개나 되고 게다가 앞으로는 수영 2.4마일, 사이클 112마일, 마라톤 26.2마일을 달리는 철인 3종 경기(triathlon)에도 도전할 계획이어서 더 들뜬다는 정씨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마라톤의 즐거움을 나누기 원해 3년 전 한인마라톤클럽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마라톤 코칭을 받은 한인은 약 300명. 그리피스 팍에서 매주 토요일엔 러닝을, 일요일엔 하이킹을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하는데 매주 약 20여명이 정기적으로 모인다. 초보자는 주말에 정씨가 함께 뛰면서 개인코치 한 후 개인별 트레이닝 플랜을 만들어 줘 주중에 스스로 훈련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특히 올 10월 롱비치 마라톤대회 팀 전원 완주를 목표로 맹훈련중이다.
주말운동이 끝난 후 다 같이 맑은 산 속에 둘러앉아 나누는 아침식사도 빠뜨릴 수 없는 팀 활동의 백미. 정씨는 “좋은 사람들, 무료 참가비, 무료 지도비에 마치는 시간도 오전 8시밖에 안되니 주말에 일하는 사람이든, 교회 가는 사람이든 누구나 부담 없지요. 모두 환영합니다”라고 전했다.
조앤 정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 정인교(57)씨와의 사이에 데일(20)과 윌리엄(19)의 2남을 둔 엄마다. 연락처 (213)453-4864
<김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