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체리의 유혹

2003-06-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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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따기 주의할 점

항상 체리 농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수원마다 개장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꼭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레오나 밸리 체리 핫라인(661-266-7116, www.cherriesupic.com)에 전화를 하면 대표적인 농장의 특징과 오픈시기, 가는 길을 알 수 있다.

▲레오나 밸리는 산간지대로 기온이 LA에 비해 15도 정도가 낮다. 두터운 재킷을 준비한다.
▲햇볕이 따가울 수 있기 때문에 선탠 로션을 준비한다.
▲체리를 딸 때는 가지를 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체리나무에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체리 가격은 일반 마켓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단 현장에서 따먹는 것은 공짜이다.
▲공짜라고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운전 메모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14번 프리웨이 노스로 바꿔 탄다. 약 35분 정도 달려 팜데일 블러버드(Palmdale Bl.)가 나오면 내려서 서쪽(좌회전)으로 10마일 정도 달리면 레오나 밸리 체리농장지대에 도착한다.

팜데일 블러버드는 중간에 엘리자베스 레이크 로드(Elizabeth Lake Road)로 바뀐다.

또 다른 방법은 5번 노스를 타고 매직 마운틴 인근 발렌시아(Valencia)까지 가서 발렌시아 블러버드에서 내린다. 우회전(동쪽)을 해서 달리면 이 길이 산으로 올라가는 뷰케 캐년 로드(Bouquet Canyon Rd.)로 바뀐다.
약 1시간 정도 경치를 즐기면서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면 레오나 밸리에 도착하게 된다.

뷰케 캐년 로드 중간에는 여러 개의 피크닉 장소들이 있으며 도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 물에서 낚시도 할 수 있다. 특히 빅 오크(Big Oak) 레스토랑 인근에 있는 피크닉 장소와 캠핑장이 유명하다.

남가주에서는 사과 따기, 배 따기, 감 따기, 딸기 따기, 채소 수확 등 여러 가지 농장방문 여행이 있지만 체리 따기만큼 가족과 같이하기 좋은 여행도 찾기 힘들 것이다.

일단 체리나무의 높이가 성인 키보다 약간 높아, 딸기나 채소 수확처럼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되며 어린이들도 쉽게 까치발을 하면 열매를 잡을 수 있다. 또한 다른 과일과는 달리 체리에는 농약을 뿌리지 않기 때문에 열매를 따서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체리의 작황은 겨울 우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농장은 줄잡아 30여개, 이중 10여개만이 체리 따기(U-Pick) 방문객을 받는다. 이 지역에는 10만여의 체리나무가 있는데 지난 3월 중순 한창 나무에 꽃이 필 때 눈이 내리는 바람에 많은 꽃들이 떨어지면서 체리 수확이 크게 줄어들었다.


겨울 우기에 낮은 기온도 3월말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작황이 예년에 비해 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4월부터 캘리포니아의 맑고 따사로운 햇살이 계속됐으며 황금 옥토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한 나무들에서는 양은 적지만 상대적으로 알은 매우 크고 달콤한 열매가 생산됐다.
한인들에게도 유명한 네사 랜치(Nessa Ranch)의 켄 스트리플린 매니저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체리의 수확이 저조한 편이다. 14일부터 시작되는 체리시즌은 단 1주를 넘지 못할 것”이라며 “체리를 따고 싶은 사람들은 오는 20일 전까지는 이 지역을 방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단 빨간 열매를 맺으면 금방 나무에서 떨어지고 또한 새들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농장들은 수확 가능한 상태가 되면 2주 내에 열매를 거둬들인다.

네사 랜치는 6월말까지 모든 체리의 수확을 끝낼 예정인데 주말(토·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과수원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8월말 복숭아, 배를 수확할 때 다시 일반에게 문을 연다. 과수원에는 그늘이 시원한 피크닉 테이블도 있다. 테이블은 5달러에 미리 예약할 수 있다. 문의: (661)270-1973.

레오나 밸리에는 이밖에도 칼튼 과수원(Carlton’s Orchard, 8662 Elizabeth Lake Rd. Leona Valley, CA 93551, 661-270-0432)이 주중에는 오전 10시~오후 3시, 주말에는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브라이트 랜치(Bright Ranch, 10600 Leona Ave. 661-270-1569)도 주 7일 오전 8시~오후 4시까지 체리 농장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 시즌은 14일 오전 11시 타운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와 축제를 시발로 공식적으로 개막된다. 양, 염소, 말 등이 출연하는 퍼레이드는 대형 꽃차 등이 나오는 일반적인 행렬이 아이고 이 지역 어린이들과 단체 회원들이 참가하는 소규모 행사로 나름대로 작은 미국 농촌 마을을 표현하는 재미있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레오나 밸리는 예년 같으면 지금쯤 LA, 오렌지, 벤추라, 컨 카운티 등지서 밀려온 수천명의 인파로 길이 붐비지만 올해는 수확이 적어 한산한 편이다. 이곳의 체리농장 가운데 일부는 올해 아예 일반에게 농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상기후는 체리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에도 피해를 끼쳐 이 지역 복숭아, 배, 살구의 수확도 크게 떨어질 예정이다. 체리 수확 예상량은 농장이 있는 고도와 지형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어떤 농장은 단 한 알도 제대로 열매가 달리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최악의 기후조건 속에서도 별로 타격이 없는 곳도 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은 체리는 다른 해 보다 훨씬 더 달고 열매가 크다고 과수원 측은 전한다.

이상 기후는 체리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예정인데 예년 파운드당 1.50달러 선이었던 체리는 올해 파운드당 2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최대 체리 농장지대인 샌호아킨 밸리의 체리 수확도 저조해 올 시즌 전반적인 체리 가격의 폭등이 예상된다.

레오나 밸리에서 재배되는 체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눠지는데 색채가 가장 진하고 맛이 단 빙(Bing)체리와 사과체리라고도 불리는 노란(Yellow)체리 그리고 맛이 시면서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는 유타 자이언트 레드(Red) 체리 등이다.

레오나 밸리는 키타네묵 인디언이 살던 곳으로 요즘도 화살촉 등 인디언 유물이 곳곳서 발견된다. 스패니시 개척자들이 18세기 후반부터 이 곳을 캘리포니아 최고 농경지인 샌호아킨 밸리와 동부로 이어지는 농작물 이송로의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면서 타운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레오나 밸리는 체리 외에도 아몬드, 라일락, 각종 과일의 산지이기도 하다.

남가주의 또다른 체리 농장지대는 샌버나디노 오크 글렌(Oak Glen) 지역의 체리 밸리(Cherry Valley). 이곳에도 약 30여개의 체리농장이 있으며 역시 방문객들이 체리를 직접 수확할 수 있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서 2시간 가량 10번 샌버나디노 프리웨이를 동쪽 방향으로 가다가 체리 밸리 애비뉴(Cherry Valley Ave.) 내려서 좌회전 계속 향하면 뷰몬트 애비뉴(Beaumont Ave.)를 만나면서 체리 밸리에 도착한다. 문의: 마일 하이 랜치(909-845-7344).


●레오나 밸리 인근 체리농장

1. 앰버스 스위트 체리스(Amber’s Sweet Cherries)
2. 버거스 체리 랜치(Berger’s Cherry Ranch)
3. 빅 잔 과수원(Big Johns Orchard)
4. 블랙키스 빙스(Blackies Bings)
5. 밥스 체리(Bobs Cherries)*
6. C & D 팜스(C & D Farms)
7. 체리 핏(Cherry Pit)
8. 체리 타임 랜치(Cherry Tyme Ranch)
9. 코튼우드 팜스(Cottonwood Farms)
10. 호바츠 체리스(Hobart’s Cherries)
11. 코플랜드 체리 랜치(Copeland Cherry Ranch)
12. 체리 밤(Cherry Bomb)
13. J & N 체리스(J & N Cherries)
14. 롤링 선더 랜치(Rolling Thunder Ranch)
15. 레오나 밸리 체리 랜치(Leona Valley Cherry Ranch)
16. 노스사이드 체리스(Northside Cherries)
17. 아울스 루스트(Owl’s Roost)
18. 팻 앤드 마리(Pat & Marie)*
19. 핏치포크 랜치(Pitchfork Ranch)
20. 렉스 체리스(Rex’s Cherries)
21. 스카이 라인 랜치(Sky Line Ranch)*
22. 스카이 메도우 농장(Sky Meadow Farms)
23. 올드 윈밀 랜치(Old Windmill Ranch)
24. 5스타 랜치(5 Star Ranch)
25. 워터스 체리 랜치(Water’s Cherry Ranch)
26. 윈디 릿지 체리스(Windy Ridge Cherries)
27. 심스 체리 팜(Sims Cherry Farm)
28. 쉐이퍼 랜치(Shafer Ranch)


●한인 운영 체리 농장

▲에덴 농장
레오나 밸리에서 동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레이크 휴즈(Lake Hughes) 지역에 있다. 150여그루의 체리 나무에 잘 익은 체리가 한창이다. 주말에만 오픈하는 이 곳은 주변 산간지역의 풍광이 뛰어나고 피크닉 시설을 갖춘 공원이 인근에 있어 주말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특히 과수원 동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엘리자베스 레이크(Elizabeth Lake)는 2개의 캠핑장이 있으며 피크닉 장소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호수는 물이 깨끗해 수영도 할 수 있다. 낚시도 유명하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로 가다가 고먼 지역에서 나오는 138번 하이웨이 이스트로 갈아탄다. 138번을 타고 12마일 정도 가면 오른쪽에 ‘나성영락 기도원’ 표지판이 나온다.
기도원으로 들어서는 길인 Three Point Rd.에서 우회전(남쪽)하여 3마일 정도 가면 Pine Canyon Rd.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다시 우회전(서쪽)하면 세 번째 집이 과수원이다.
주소 및 문의: 26865 Pine Canyon Rd.
(661)724-8311

▲신토불이 농장

빅터빌 인근 필랜에도 한인이 운영하는 체리 농장이 있다. 10에이커 규모의 신토불이 농장은 3달러 입장료만 내면 체리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취나물도 판매한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이스트→15번 노스→138번 웨스트를 타고 가다가 Phelan에서 내려 18번이 나오면 좌회전 Acolea에서 다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된다.
주소 및 문의: 3585 Begonia Rd. Phelan CA.
(760)868-1767

▲과수원 길

레오나 밸리에서 서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과수원 길 역시 체리가 한창이데 잘 가꿔진 과수들이 울창하고 숲 속에 있는 정자가 그럴 듯하다. 한국 음식도 서브한다.
가는 길은 14번 노스를 타고 가다가 Pear Blossom 출구에서 내려 15번 빅터빌로 연결되는 138번 프리웨이 이스트로 옮겨 타고 가다가 다리를 건너 바로 만나는 72가에서 우회전 100미터쯤 가면 업소 사인이 보인다.
문의: (213)505-4567

싱그러운 산바람이 계곡 너머로 불어오고 있는 넓은 과수원 들판에 가지런히 줄서 있는 빨간 체리나무. 탐스럽게 익은 체리들이 녹색 잎새마다 주렁주렁 열려 다가오는 여름을 벌써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한손으로는 가지 한쪽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터질새라 힘도 못 주고 체리 열매를 조심스레 따 바구니에 담아본다.
생긴 놈 하나 골라 과수원 우물에서 나온 수정 같이 맑고 깨끗한 지하수에 살짝 씻어 입안에 넣으면 새콤달콤, 작은 열매가 신기할 정도로 풍족한 맛을 선사한다.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체리 농장지대인 팜데일 인근의 레오나 밸리(Leona Valley)의 체리시즌이 시작됐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시즌은 보통 6월1일부터이지만 올해는 지난 겨울 이상저온의 영향으로 체리 수확이 예년에 비해 저조해 오는 14일부터 다운타운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이 곳 과수원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이와 함께 레오나 밸리의 체리 시즌은 6월말이면 끝날 가능성이 높아 체리 따기를 즐기려면 서둘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14일부터 3~4일이면 이 지역 대부분의 체리들이 동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오나 밸리에 있는 주요 체리 농장들을 지도와 함께 소개하고 한인이 운영하는 체리 농장들도 알아본다. 체리 따기를 즐기고 돌아오면서 들릴 수 있는 레오나밸리 인근의 관광지들도 소개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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