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북한 핵 저지 나서라

2003-0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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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무기에 대해 세상이 전전긍긍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예측불허의 나라들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위협이 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이미 한 두 개 보유하고 있으며 이란은 핵 개발을 하고 있다고 의심받고 있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힘을 합해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발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 환경 미사일방어체계에 있어서 독자노선을 걸어 온 미국으로서도 핵 확산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부시행정부의 말대로 라면 일단 중요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부시는 지난 일요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프랑스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러시아는 이란의 핵 개발을 러시아가 돕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으나 이란이 별도로 핵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미국과 입장차이를 많이 좁혔다.
이란은 미국이 러시아와 함께 이란 핵발전소 건설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4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북한과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북한이 별도의 비밀 핵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핵발전소 건설합의가 무산되고 말았다.

그 이후로 미국은 중국의 힘을 빌어 북한의 핵 보유를 저지하려 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미국의 주장대로 북미 양자회담보다는 중국과 일본이 동참하는 다자회담을 지지했다. 부시가 후진타오와 만나 나눈 얘기는 행정부의 후속조치를 필요로 한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핵 억제를 위해 통일되고 강력한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북한에게 핵무장을 하면서 외국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는 이란이 계속 핵 개발을 강행하면 이란과 국제무역을 활발히 할 의사가 있는 국제사회가 등을 돌릴 것이라는 점을 거듭 지적해야 할 것이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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