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2의 사스’ 예방하자

2003-05-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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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와 유사한 질병을 예방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시행하지 않는다면 크나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1918~1919년 2,000~4,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도 중국에서 비롯했으며 1957년 아시아 독감과 1968년 홍콩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중국 발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새, 돼지와 같은 동물과 가까이 살고 있어 이들이 옮기는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다. 또 중국은 인구밀도가 매우 높다. 동물과 사람간의 접촉으로 인해 사스 바이러스가 옮겨진 것이라는 추론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의 관찰과 검역 작업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가축을 기르기나 도살 과정에서도 개선이 시급하다. 중국에서는 돼지와 다른 가축들이 한 우리에서 자란다. 그리고 식당에서도 가축이나 새를 식용으로 마구잡이로 도살한다.

중국인들의 주거공간을 넓히는 것도 시급하다. 너무 좁은 공간에 가축과 더불어 살고 있으며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언제든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19세기 백신, 항생제 등을 발견하기 전에 미국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위생시설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주민의 평균수명을 늘렸다.


예방차원의 조치를 취하려면 예산이 필요하다. 당장 돈이 들어가니 머뭇거려지겠지만 사스와 같은 역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끼친 것을 고려하면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다. 물론 중국 혼자서 이를 감당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세계인 모두의 문제이므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

관찰을 잘 하고 주거환경의 위생시설을 제대로 갖춘다고 해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AIDS와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경로로 유사한 병이 퍼질 수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손을 써야 할 것이다. 우선 중국에서부터 손을 대야 한다.

에제킬 임마누엘/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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