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드러나는 이란의 핵 비밀

2003-05-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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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확산 금지조약을 위반하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설득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초 이란이 자연산 우라늄을 은밀히 핵폭탄 연료로 바꾸는 능력을 개발해 온 증거가 드러남으로써 미국의 입지가 강화됐다. 이란의 핵 개발 단계가 분명 북한보다 뒤쳐져 있는 것으로 믿어지지만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공조해야 한다.

부시 행정부의 대응은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국제원자력기구로 하여금 이란에 상세한 핵 개발 정보를 제출하도록 하고 조사를 받도록 했으며 러시아로 하여금 이란에 핵발전소나 기술판매를 중단하도록 촉구했다. 이란의 핵 개발은 핵 확산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겠다는 러시아와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이다. 지난 2월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짙은 곳을 찾아냈다. 이란은 이를 민간 핵에너지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고 우라늄 농축 사실도 부인했다. 하지만 이란이 보다 면밀한 사찰을 허용하지 않는 한 사찰단의 조사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이란이 65여개국이 합의한 철저한 사찰협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이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철두철미한 사찰을 벌이더라도 이란이 핵을 개발하기로 작정했다면 숨바꼭질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란의 핵 의혹을 풀기 위해선 우선 러시아의 협조가 중요하다. 러시아는 폐 연료봉이 러시아로 되돌려질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미국은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플루토늄이 비밀 핵 프로그램에 전용될 것을 우려한다. 또한 미국은 이란 과학자들이 러시아로부터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을 배울 것을 염려한다.


러시아는 당장 모든 계약을 파기하기가 곤란하면 이란이 국제 사찰단의 조사를 수용할 때까지 이란과의 계약시행을 잠정 중단해야 할 것이다.

뉴욕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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