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료사기 안타깝다

2003-05-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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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민권자로 국가에서 주는 웰페어와 의료보험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있는 70세 할머니 이다.
주변에 병원 의료 사기가 있다는 말은 종종 들었는데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겼다. 지난해 11월 병원에 한번 다녀왔는데 2개월 후 도착한 진료 청구서를 열어보았더니 여러 번 병원에 다니며 이런저런 검사와 치료를 받은 것으로 되어 있고 수천달러의 과다청구가 되어 있었다.

한인사회에 아직도 이런 병폐가 남아 있는가도 싶고 서류상의 실수라고 생각하기에는 지능적이고 계획적인 짓이라고 생각하니 화가나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아니지만 내 딸 아들들이 땀흘려 수고해서 세금 낸 돈이 아닌가. 우리의 노후생활을 보장해 주는 나라에 도움은 못될망정 이럴 수가 있는가.
다음날 의사를 만나서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고 물었더니 미안해하기는커녕 “다들 그렇게 합니다” 하고는 획 나가버리는 아닌가. 내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이 의사도 어렵고 힘든 긴 교육과정을 거친 엘리트이고 한인사회에서는 꽤 실력도 명성도 있는 젊은이인데 영어를 잘 못하는 노인들을 우롱해 재물을 모은들 그것이 자기 자신이나 사회에 귀히 쓰는 물질이 되어질 수 있을까. 앞길이 9만리 같고 장래가 보장된 우리의 아들이니 더욱더 마음이 아프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열심히 운동해서 아프지 않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내가 사는 이 사회와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 믿는다. 노인들도 메디칼을 함부로 남용하지 말고 꼭 필요한 때만 이용한다면 더 많은 노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
지금도 마음은 편치 않다. 그 젊은 의사가 진정한 의료인의 길로 돌아서기를 간절히 바라는 안타까운 심정이다.

박복희/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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