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강 이야기

2003-04-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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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는 처음에 약재로 쓰이다가 나중에 음식으로 먹게된 잎사귀나 뿌리 등이 있는데, 생강이 바로 그 중 하나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국에서는 생강을 약재로 사용했으며 한국에서도 고려시대 문헌 ‘향악구급방’에 생강이 약용식물로 기록되어 있다.

생강은 한약재의 거의 50%에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독을 억제하면서 대추와 함께 쓰면 원기를 늘이고 속을 덥게 하며 습을 제거하고, 작약과 함께 쓰면 경맥을 온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로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 생산량의 약 50%가 인도에서 나고, 자메이카의 생강은 세계 최고의 품질로 꼽힌다. 그외에 브라질, 나이제리아, 스리랑카, 말레이지아, 중국 등에서 많이 생산된다.

차로 마시거나 아이스크림· 케익등 사용


생강의 쓰임은 다른 어떤 재료보다 그 범위가 넓다.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차로 마시기도 하고, 맵고 강한 맛을 내기 위해 같이 넣고 볶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케익 맛을 내는데 쓰이기도 한다.
생강은 어떠한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데, 워낙 맛과 향이 강하므로 처음 사용할 때는 소량을 넣고, 맛을 본 후에 조금씩 더 넣는 것이 좋다. 생강이 들어간 음료 중 잘 알려진 것이 진저엘(Ginger Ale) 이라고 불리는 탄산수이다.

캐나다 드라이 상표의 진저엘이 유명한데, 평소에는 그다지 많이 볼 수 없지만 비행기에 타면 여러가지 드링크 중 진저엘이 빠지지 않고 있다. 진저엘에 함유된 생강이 멀미를 방지하고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멀미 방지용으로 생강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회전의자에 앉아 빙빙 도는 실험을 했을 때 생강을 섭취한 후 멀미가 훨씬 덜 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행기 회사들은 초기부터 진저엘을 탑승객들에게 제공했으며, 기내 음식에도 소스와 디저트 등에 되도록이면 생강을 첨가하여 멀미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디아스타제·단백질 분해효소 함유 소화 도와

소화가 잘 안되고 배가 더부룩할 때 생강차 한 잔을 마시고 속이 편해지는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건강(말린 생강)은 구풍, 소화제로서 심기를 통하고 양을 돋우며 오장육부의 냉을 제거하는데 쓴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실제로 생강에는 소화액의 분비를 자극하고 위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성분이 있어 식욕을 좋게 하고 소화흡수를 돕는다. 특히 생강에는 디아스타제와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있고, 생강의 향미성분은 소화기관의 흡수를 돕는 효능도 있다.
따라서 생선회를 먹을 때 곁들여 먹는 생강은 소화를 돕고 궁합이 잘 맞아 영양효과와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 외에도 생강은 통증을 진정시키고, 구토를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고, 혈액 응고를 억제하고, 혈중 콜레스트롤의 상승을 억제하고, 이뇨작용과 함께 부기를 빼주고, 식중독균에 대한 항균및 살균 작용을 하고, 땀을 내고 가래를 삭혀서 한기를 가시게 하는 등 그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생강을 섭취할 때 꼭 소량을 섭취해야 하며 지나치게 먹으면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점이다. 또한 치질이 있거나 피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생강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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