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에 선 아이들 아빠, 엄마 제발 Push 좀 하지 마세요
2003-04-26 (토) 12:00:00
짙은 눈 화장에 속옷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가슴을 반쯤 드러내 놓고 선교회를 휘젓고 다녔던 그 여자아이는 그 당시 15세이었다.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몸을 팔며, 약을 하면서 자살까지 시도했던 참으로 화려한 인생경력을 가진 그 아이를 돌이키기 위하여 참으로 많은 기도와 노력을 하였다.
툭하면 선교회에서 머리채를 잡고 싸움을 벌이고, 아무 말 없이 뛰쳐나가 잡으러 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성격도 이상해서 잘해주면 줄수록 더욱 거칠어지곤 하였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혼내고, 또 어루만지며, 사랑해주고, 기도해주면서 어려움을 함께 겪은 몇 년 사이에 이 아이는 정말 많이 변화되었다. 과거를 모르는 다른 이들이 보면 순진하고 깜찍한 예비숙녀로 도저히 아픈 과거와 상처가 있다고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밝고 환해졌다.
그러나 집으로 간다고 신나게 선교회 문을 나서는 그 날 걱정이 앞섰다. 부모가 처음 그 아이를 데려올 때는 딸이 약만 하지 않으면 소원이 없겠노라고, 무엇이든지 딸을 위해서 다 하겠다고 그렇게 매달리던 분들이 아이가 선교회에 익숙해질 무렵부터 발걸음이 딱 끊어지고, 전화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선교회에서는 부모들을 위해서 매주 토요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자녀가 회복되고 좋아져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으로 부모들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부모의 지도방법이 자녀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이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과 대화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자녀가 돌아갔을 때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여자아이의 부모는 단 한번도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없을 뿐더러 딸이 하루아침에 변화되지 않는다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집으로 돌아간지 얼마 되지 않아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다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몇 번을 집으로 전화를 해보았지만 부모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전화를 따돌리며, 숨기려고만 하니 더 이상 관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와 어머니가 울며불며 선교회를 다시 찾아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어떻게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아이가 임신을 했는데, 이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하는 것이었다.
선교회에서 잘 있었던 아이가 왜? 가정으로 돌아가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선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그 아이가 원래 요조숙녀였던 것도 아니고, 부모는 단 한번도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문제가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울면서 그 아이는 “처음에는 정말 잘해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옛날처럼 똑같이 소리 지르고, 잔소리하고, 욕하는 것이었어요. 처음보다 내가 잘하니까 더 잘하라고 계속 Push하는데 미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위로 받으려고 선교회에 매주 오려고 했는데… 아빠 엄마가 창피하게 왜 선교회에 가냐고…, 그래서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목사님! 잘못했어요”
불쌍한 그 아이를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안아주었다. 부모들은 많은 착각을 한다. 길거리에서까지 생활을 했던 그 아이가 잘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을 칭찬하고, 더 힘을 주어도 될까말까한 상황에서 심한 채찍은 아이를 추운 밖으로 더욱 더 몰아낸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부모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아이들을 너무너무 힘들게 한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길…
한영호 목사
<나눔선교회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