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손맛 익혀 한상‘뚝딱’

2003-04-2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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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식씨의‘된장찌개 ·오뎅볶음’

갓지은 고슬고슬한 밥에 된장찌개, 오뎅볶음, 돼지불고기, 배추김치, 여수산 돌김, 상추와 쌈장.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린 이 식탁은 주부가 차린 것도 아니요, 4인 이상의 가족을 위한 것도 아니다.
매일 저녁 집에서 손수 식사를 준비한다는 유학생 강두식(26)씨가 룸메이트 송정욱(27)씨와 자신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감자껍질을 까는가 싶더니 고소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기 시작하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앞에 차려진 진수성찬.

‘저녁식사는 보통 이렇게 한다’며 은근히 자랑하는 강씨가 숨은 솜씨를 발휘해 이렇게 제대로 밥을 차려먹은지는 1개월 남짓. 오랜 자취생활로 인스턴트식품이라면 넌덜머리가 난다는 송씨와 룸메이트가 되면서부터다.
요리는 미국에 와서 하기 시작했지만 “먹어본 것은 맛을 낸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강씨가 공개한 레서피는 된장찌개와 오뎅볶음. 1개월 동안 익힌 솜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능숙한 손놀림으로 만든 된장찌개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레서피란다.


먼저 감자, 호박, 양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냄비를 불에 올려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약간, 된장 5큰술을 넣고 볶는 것이 키포인트. 여기에 물을 3컵 정도 붓고 끓기 시작하면 멸치와 조개(선택사항)를 넣고 다시 끓기 시작하면 감자와 호박을 넣는다.
감자가 웬만큼 익을 때까지 5분간 끓인 다음 고추, 양파, 팽이버섯을 넣고 조금 더 끓여 상에 내기 전에 파를 얹어 장식하면 완성.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달짝지근 입맛을 돌게 하는 강씨의 18번 오뎅볶음은 만드는 법이 의외로 간단하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간장 1큰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오뎅을 넣고 볶다가 설탕 2~3큰술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이때 매콤한 향을 내기 위해서는 고추를 썰어 넣어 넣기도 한다. 그릇에 담아 내기 전에 깨를 뿌린다.

강씨의 주메뉴가 거의 완성되자 송씨는 한국 여수에 있는 친척이 보내주었다는 돌김을 꺼내 자르고, 상추와 고추를 씻어 쌈장과 함께 상을 차린다. 손발이 척척 맞는 두사람은 장은 함께 보지만 요리는 강씨, 설겆이는 송씨의 몫으로 철저한 가사분담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인다.
“하늘에 태양이 두개일 수 없듯이 주방에도 두명의 요리사가 있을 수 없다”는게 송씨의 철학. 두 남자 유학생의 근사한 상차림에 오른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는 다시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라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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