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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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은 잘못한 일

2003-04-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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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의 동상이 바닥에 떨어진 그 순간부터 럼스펠드 진영의 무드는 하늘로 치솟았다. 바그다드가 이렇게 순식간에 함락됐다는 것은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던 사람들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쉴새없이 강조한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바그다드의 신속한 함락은 사실은 반전 운동이 얼마나 옳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라크를 침공해 들어간 근거는 후세인과 그의 막강한 전쟁 기계로부터 미국민들이 직면한 위험이 급박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을 보니 후세인 일당은 서구문명을 파괴하기는 커녕 제 나라 수도를 방위할 힘도 없는 존재들이었다.

이라크 침공이 한가지 성공적으로 증명해낸 것은 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 특히 아랍권을 우리의 반대편으로 결속시켰다는 것이다. 지난 1991년 사막의 폭풍작전에서는 아랍권 10여개국중 절반 이상이 우리 연합군에 합류했다. 지금 이라크 자유작전에는 하나도 합류하지 않았다.


반전 운동은 미국이 전쟁에서 질까봐 두려워서 전쟁을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 부시 행정부가 결과가 어떻든 일단 전쟁부터 벌여보자며 병적으로 전쟁에 집착하는 데 대해 반대를 한 것이었다. 후세인을 단숨에 격멸시킨 사실로 인해 백악관이 자만에 빠지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내친 김에 시리아, 이란, 북한, 혹은 쿠바도 치자고 매파가 들고 나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선제 공격 독트린은 이제 이라크의 사막에 영원히 묻어버려야 한다.

아리아나 허핑턴/LA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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