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격이 최상의 방어”

2003-04-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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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공격이 최상의 방어”란 말이 있다. 미국의 선제공격 정책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연유한다. 테러를 조장하거나 테러범들에게 대량살상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정권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다. 희생자가 되어 국제사회로부터 동정을 받을 때가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정책이다.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힘과 의지를 다한다는 정책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입증됐다. 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의 협박에 물러서지 않으려고 우리는 한국, 중국, 러시아에 협조를 요구했으나 그들은 미국이 문제인양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인계철선 역할을 하고 있는 3만7,000여 주한미군을 후방으로 빼면 북한의 핵 시설을 공습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이미 퍼져 있다. 게다가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워를 감소시키기 위해 일본과 대만에 자체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도울 수 있음을 내비쳤다.


유엔안보리가 무책임하게 핵확산 금지조약을 무시한 북한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우리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은 대가로 중국이 북한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로 합의했다.

폴 월포비츠 국방부 부장관이 러시아가 이라크로부터 받아야할 빚 80억 달러를 면제해야 한다는 제의를 하자, 이에 놀란 푸틴 대통령은 외무부로 하여금 “북한의 핵 위협이 러시아의 국익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입장을 말하도록 지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으로 북한이 무척 놀랐다고 전했다.

그리고 어제 워싱턴포스트 머릿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이제 북-미 양자대화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줄곧 부시를 호전적이라고 공격했지만, 부시는 김정일이 주변국들과 핵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소신을 평화적으로 관철한 셈이다. 독재자들마다 그 대하는 방책이 달라야 하는 법이다. 선제공격의 위협이 상대에게 신뢰할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실제 공격을 하지 않아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윌리엄 새파이어/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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