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문제 상담실
2003-04-05 (토) 12:00:00
시부모 때문에 남편과 충돌잦아… 예의가춰 이해시키도록
<문> 30세 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을 다니는 여성입니다. 결혼 초부터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요. 시부모님은 저희들의 아이들을 봐 주시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시부모님과 마음이 안 맞아 매일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전형적인 효자라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할말을 하질 못합니다. 전 결혼하고 정말 밖에 맘놓고 나가 친구들 한번 못 만났습니다. 제 생활이라곤 전혀 없었지요. 일하고 와서 몸이 아파도 걱정하실까봐 앞에선 덜 아픈 척 하고 열심히 집안일을 하다가 방에 와선 온 몸이 쑤셔 약으로 도배를 합니다. 그러면서 점차 무심한 남편과 부딪치는 횟수가 잦아지고, 이젠 남편까지 보기 싫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 자신이 바보스럽고 한심합니다.
<답> 귀하의 글을 읽으며 우리 나라의 결혼문화중 고질적인 문제의 하나인 고부간의 갈등의 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두 아이를 둔 엄마이자 직장인이면서도 남편을 도와 살림을 열심히 꾸려가는 노력이 놀랍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은 그 동안 착한 며느리의 역할을 하려 노력하였던 것에 비해 그에 상응한 대우를 주위로부터 받지 못하며 살아간다는 점이겠지요. 그렇지만 앞으로 착한 며느리에서 현명한 며느리로 변화를 꾀하며 대화기술의 개발과 성격적인 성숙을 도모한다면 전혀 개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시부모님과 남편이 이미 굳어져 변할 수 없는 성격적인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서 말입니다.
귀하가 앞으로 현명한 며느리가 된다면,
(1) 시부모와의 충돌이 일어나면 그 고통을 숨기거나 참지 말고 남편과 시부모께 예의를 갖추어 알리고 (2)그래도 시부모님이 나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를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중간에서 남편의 현명한 대응이 나오도록 하며 (3) 남편이 시부모께 거절을 못하면 내가 남편에게 한계를 설정해서 남편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나의 의견과 고통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4) 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몸이 힘이 든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알려, 함께 사는 한 해야 할 집안 일을 모두가 함께 분담하도록 요청하며 (5) 어려운 삶 중에서도 나 자신만의 일, 취미와 생활을 개발하여 살리고 (6) 전문 상담자 혹은 기타 나를 이해하는 지지자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의 어려움을 이해 받고 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강한 자아와 높은 자긍심에서만 우러나올 수 있는 이러한 현명한 처세술을 혼자서 개발하기란 매우 힘이 들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롤랜 김 박사 <임상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