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만철 칼럼 나를 찾아서 미니 갱년기

2003-03-2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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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란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 전후에 생기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기를 말하며 구체적으로 시력이 나빠진다든지 체력이 나빠진다든지 아니면 여러 호르몬의 감소 특히 여성에게서는 뚜렷이 월경이 없어지는 시기다. 이 때 사회적으로 소외감과 좌절감을 쉽게 느끼게 되고, 정신 심리적으로 불안증이나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시기다.

그러나 인생 주기를 10년씩 나누어보면, 각 10년 주기를 지나면서 모두 다 이런 갱년기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선 10대로 접어들면 좀 더 말을 안 듣는다든지 난폭해진다든지 또는 사고를 저지르는 일을 볼 수가 있고, 17~19세가 되면 전형적인 여러 사춘기 문제가 나타난다. 그리고 20대 말에서 30대가 될 때는 결혼, 직장, 친구관계, 사회의 적응문제 등으로 고민한다.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갈 때는 벌써 인생이 40줄에 들어섰구나 하는 회의감과 부부, 자녀, 직업의 갈등들로 걱정하게 된다. 그리고 40~50대의 갱년기를 지나며 50대 말에서 60세로 갈 때 주로 성인병에 의한 신체적 위기를 지나며 자녀들의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수가 많다. 이 시기를 넘어서 60대 말에서 70대로 넘어갈 때는 가족이나 배우자의 병 또는 죽음, 자신의 은퇴문제, 인생에 대한 후회 그리고 노후의 삶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거치게 된다.


일본에서는 40세가 되기 직전에 대부분 한 2주 정도 시간을 내어서 절 같은 조용한 곳에 가서 자기의 절반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습관을 볼 수가 있다. 이런 것이 미니 갱년기라고 할 수 있다면 각 10년의 초기 즉 10대의 초기라든지 20대 초기 30대 초기를 지나고 다음 세대로 들어가면 그 층에서는 젊은이로 취급받으니까 다시 활기를 찾아 쉽게 지나게 된다. 그래서 옛사람들이 얘기하기를 아홉수를 조심하고 즉 19, 29, 39, 49, 59, 69 그 때가 지나면 다시 10년을 잘 지나게 된다고 얘기한다.

지금은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유명한 심리학자 에릭슨의 인생 사이클을 참고해 보면 10대가 되기 전에 완성해야 될 것은 신뢰, 독립성, 자발성, 배움의 자세를 갖는 것이며 20대에 접어들 때는 이미 주체성을 확립하고 취미, 이상, 목표, 소속 단체에 대한 충성심, 성적 주체성 등을 견고히 하는 것이며 20대 말과 30대 말에 완성해야 될 것은 사랑, 노동, 결혼, 직업의 창의성, 그리고 자녀를 낳는 시기가 된다. 40대 말에서 50대 말을 통해서 다음 세대에 지혜와 경제적 도움을 주며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인격 성숙, 사업의 완성을 위해 마무리 노력을 하게 된다.

60대 말이 지나면 인생을 좀더 종합적으로 보며, 그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이 시기에 이룩해야 할 과제다. 자기 자신의 삶 자체가 의미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 자손들 또한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어지며 결혼과 자식을 낳아서 대를 잇는 일에 대한 가치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사람은 쉽게 지나간 일은 잃어버린다. 그리고 지금 당한 일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되지만 돌이켜보면 각자가 많은 갱년기의 심각한 고민과 싸우며 극복하며 지내온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나간 세월의 고통과 투쟁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지금까지 위험한 세상을 살아낸 자신을 격려하고 대견해하며 긍지를 가지고 항상 새롭게 출발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 또 한편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자세는 모든 갱년기를 이겨나가는 건강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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