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남미 포함 미주생산 섬유·의류 관세 철폐

2003-02-22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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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봉제업계 큰 타격 우려
협정체결후 5년내 실시…근본대책 서둘러야

중남미를 포함하는 미주 전지역에서 생산된 섬유와 의류제품에 대해 관세가 전면 철폐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운타운 한인 봉제의류업계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미국정부는 지난 13일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자유무역지대’ 신설을 위한 중남미국가들과 협상에서 권역 내에서 생산된 모든 섬유·의류제품에 대한 관세를 협상 타결후 5년내에 전면 철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인의류업계는 정부가 구상하는 미주자유무역협정(FTAA)이 타결돼 섬유, 의류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인업계 특히 노동집약적 하청봉제업계는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봉제업체를 운영하는 패션Q사 최대성 사장은 “관세철폐가 결정타가 돼 한인의류업체 특히 봉제업체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될 것”이라며 “저가 중국산 제품의 홍수속에 무관세 중남미제품까지 가세할 경우 한인업계는 거의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한인 봉제업자인 박모씨는 “FTAA가 체결되면 대량주문이 거의 사라져 일감은 크게 줄어들 것이며 다운타운업체들은 소량의 퀵터닝 물량만을 소화하게 돼 많은 업체들이 폐업하거나 수입업자로 전업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봉제협회장은 “내년 말 섬유쿼터제가 폐지되면 중국산과 베트남산 수입의류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 예상되는데다 지리적으로 중국보다 가깝고 멕시코보다는 임금이 훨씬 싼 남미산 섬유의류제품에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인업계는 짜투리물량을 소화하는 정도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류업계 컨설턴트인 빅터 김씨는 “관세철폐가 한인봉제업계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타격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의류제조업계에는 시장확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미주자유무역협정(FTAA) 이란

북미, 중미, 남미를 묶어 EU를 능가하는 세계최대의 자유무역지대를 만들기 위해 미국이 추진중인 협정. 알래스카에서 남미에 이르는 미주 전역의 33개국가(쿠바 제외)를 무관세 지대로 묶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FTAA가 타결될 경우 경제규모 13조달러 8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가 창설된다.
남미국가들과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미국정부는 2005년까지 협상을 타결, 전체 소비재와 산업재의 65%를 무관세로 수입하는 것이 목표.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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