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이냐 케이블이냐
2003-02-14 (금) 12:00:00
고객확보 위한 가격 경쟁 날로 가열
케이블 우위지만 위성가입 5년새 두배
위성 방송이냐 케이블 TV냐. 매년 요금을 인상하고 있는 케이블 TV 업계가 금년들어 전국적으로 요금을 또 다시 평균 5.4% 올리면서 위성 방송과의 기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케이블 업계에서는 연간 인플레이션 비율보다 두 배나 높은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여전히 힘들다고 주장한다.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포츠 경기 중계료와 기타 프로그램 제작비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케이블 TV가 직면하고 있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위성 방송과의 경쟁이다.
위성 방송은 지난 해 집중적인 신문, TV 광고 덕분에 신규 가입자만 거의 100만명을 기록했다. 이 결과로 케이블 TV 가입 가구수는 지난 1980년 이후 최초로 감소했다. 반면 위성 방송 가입 인구는 13% 증가했다.
재정 압박과 라이벌 위성 방송업계의 요금 인하로 케이블 TV는 매우 미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케이블 TV는 위성 방송의 약진을 막기 위해 취약한 시장에서는 요금을 낮추고 다른 시장에서는 요금을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또한 케이블 TV는 아직 위성 방송이 진출하지 못한 초고속 인터넷 접속등 이윤이 높은 서비스에 역점을 두고 있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의 칼 보글 사장은 “현재 우리는 영토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지난 해 690만 가입자 가운데 4% 이상을 잃었는데 대부분은 위성 방송에게 빼앗긴 것이다.
케이블 요금을 동결하고 대신 이윤높은 인터넷 서비스를 강조하는 이원적인 접근은 일부에서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케이블 TV 회사 콕스 커뮤니케이션스는 최대 시장에 속하는 피닉스와 북부 버지니아 지역의 요금을 지난 해 동결한데 이어 금년에도 추가적으로 3,4개 시장의 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콕스는 기존가입자들로부터 보다많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전화와 데어터 서비스를 추가하는 가입자에게 요금을 월 10달러 할인해주고 있다.
콕스의 이같은 비즈니스 접근은 위성 방송의 시장 잠식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 위성 방송의 전체 케이블 시장 점유율은 18%인데 반해 콕스 영역의 위성 방송 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우리가 채택한 사업 목표는 고객을 지키는 것이다. 고객을 떠밀어 위성 방송 영역으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콕스의 마케팅 수석 부사장 조셉 루니는 말한다.
하지만 케이블 TV가 확고하게 유리한 고지에 서있는 지역에서는 요금 인상이 매우 가파른 폭으로 진행되고 있다.
콤캐스트는 뉴잉글랜드 일부 지역의 요금을 7.8%나 올렸고 콕스는 루이지애나의 베이턴루즈 지역의 요금을 7% 인상했다.
요금 인상과 아울러 격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즉 두 가지 접근 방법을 병행하는 케이블 회사들도 있다.
타임워너는 뉴욕과 LA 지역의 ‘스탠다드 서비스’(70여개 체널 제공) 케이블 요금을 각각 9%, 7%씩 인상했다. 하지만 수백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는 요금을 올리지 않았다. 이같은 케이블 업계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위성 방송이 더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스는 위성 방송을 제공하는 에코스타의 디시 네트웍과 요금 경쟁에서 열세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차터는 82개 채널을 제공하는 가장 저렴한 서비스의 요금이 월 45달러 85센트지만 디시 네트웍은 50개 채널과 로컬 방송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의 요금이 28달러 98센트밖에 안된다.
한편 케이블 TV 가입자는 1998년 이후 대체로 6,50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위성 방송 가입자는 98년 1,000만명 미만에서 지난 해에는 2,000만명을 기록, 거의 두 배의 증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