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입으로 즐긴다는 일식. 그 중에서도 일본 밖에서 더욱 인기를 누려온 스시롤은 맛과 아름다움의 조화가 특히 강조돼 스시맨의 개성과 기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요리다.
지난 11월 할리웃과 웨스턴에 오픈한 ‘할리웃 스시바’(대표 아담 김)에선 스시맨 박신경씨(사진)의 스페셜 롤이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데, 맛 이전에 생김생김이 범상치 않다. 스시맨 박씨의 스페셜티, 드래곤 롤과 BSC 롤, 아보카도 롤의 레서피를 들어봤다.
빛깔과 모양이 살아있는 용을 닮아 드래곤 롤이라 이름 붙인 우나기롤은 최고 인기 아이템으로 한 접시 받는 손님마다 어느 부분을 먼저 먹어야 할지 한참씩 고민한단다.
일본식 민물장어구이 우나기 반쪽을 들어 그 중간부분으로 캘리포니아 롤을 통째로 길게 감싼다. 그 위에 김을 두르면 밋밋한 용의 형체가 드러난다. 용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제외한 몸통을 6∼7 피스가 되도록 한입크기로 자른다. 그 위로 달콤한 우나기 소스를 끼얹으면 소스가 롤 안쪽까지 스며 맛을 들이면서 겉의 윤기를 더해준다.
한국에서 한 때 ‘도시락 다시다’라는 상품명으로 널리 알려졌던 ‘후리가께’를 그 위에 흩뿌려주는데, 많은 종류의 후리가께 중 채 썬 김과 통깨로 이루어진 ‘노리·고마’가 가장 잘 어울린다. 거의 완성된 드래곤 롤에 문어발 두 개를 살짝 눈으로 얹으니 그야말로 ‘화룡점정’, 하늘로 막 승천할 듯한 모양이다.
롤과 ‘다이나마이트’의 맛을 조화시킨 BSC(Baked Scallop California) 롤은 8 피스로 썬 캘리포니아 롤의 단면을 위로 향해 두 줄로 그릇에 담아 둔다. 이 면적만큼 쿠킹호일에 스캘럽을 담고 그 위에 마요네즈와 마사고(명태알)를 뿌려 겉이 브라운 색을 띨 정도로 오븐에서 굽는다. 스캘럽에서 나온 물을 따라 버리고 나머지는 그릇에 담아 둔 캘리포니아 롤 베이스 위에 살살 흔들어 올린 후 얇게 채 썬 파를 얹는다.
아보카도 롤은 아보카도 반쪽을 1mm간격으로 얇게 채 썰어, 썰지 않은 둥근 캘리포니아 롤 위에 도미노처럼 밀어 뉜 후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싸서 함께 썬다. 베트남 칠리 소스와 박 스시맨이 고안한 아보카도롤 소스를 뿌리면 매콤하면서 고소한 아보카도 롤이 완성된다.
박 스시맨은 “일식은 원래 눈과 입, 그리고 머리로 먹습니다. 값이 비싼 데다 한 오더씩 먹으면서 시켜 먹는 일식문화 때문에 머릿속으론 계속 식대를 계산해야 한다는 얘기죠”라며 “하지만 모든 스시와 롤을 반액에 서브하고 있는 ‘할리웃 스시바’엔 해당 안 되는 얘기입니다”라고 은근히 식당 선전도 했다.
<김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