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리커·마켓 변화 바람”

2003-01-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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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링하고 경영 마인드 바꾸고

매출 신장등 재투자 효과
물품시세 맞게 마진폭도 조정


한인 리커·마켓들이 변하고 있다. 최근 2∼3년새 LA지역 10여개 리커·마켓들이 먼지 떼 묻은 낡은 영업방식을 훌훌 털어 버리고 경영 마인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스로 쳐놓은 구멍가게의 울타리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주 한인식품상협회에는 이미 재투자와 영업방식 개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10여개 리커·마켓 외에도 한 때 일주에 2∼3명의 업주로부터 리모델링 문의가 들어왔다.


새롭게 변신한 업소들이 리모델링에 투자한 돈은 적게는 6,000달러에서 많게는 6만달러선. 지금껏 버는 것만 알았지 재투자는 생각조차 안 했던 이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과감하게 일을 벌린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봉수 KAGRO 이사장은 “리모델링이 끝난 업소들의 경우 매상이 리모델링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며 “변화를 두려워하던 업주들이 ‘적은 돈을 들여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KAGRO에 따르면 버뱅크에 있던 R마켓의 경우 지난 99년 3만달러 이상을 들여 업소내부를 싹 뜯어고쳤다. 리모델링 전에 월 1만6,000달러를 맴돌던 매상은 4개월만에 3만달러, 3년 뒤에는 7만4,000달러로 껑충 뛰어 올랐다. 겉모습만 바꿔 매출의 수직상승을 이룬 것은 아니었다.

우선 계산대와 진열대를 고객들의 편의에 맞게 바꿨다. 또 35%로 고정해 놓은 이윤의 폭을 그때 그때의 경기와 물품시세에 맞춰 조정했고 장사가 안 되는 원인을 ‘동네 탓’ 하던 업주의 고정관념도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바뀌었다.

KAGRO 관계자들은 “1만달러 이하의 예산으로도 조명과 진열대, 계산대에만 변화를 줘 가게 전체가 확 달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내 가게는 돈을 들일 필요가 없는 구멍가게’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업주들의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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