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마켓이 맵다”

2003-01-2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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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켓 ‘존스’코앞 ‘카탈리나 미트-’ 성공비결

틈새 공략·서비스 차별화
1년만에 마진 10%나 올려

‘작은 고추가 맵다’
대형 체인 마켓 코앞에 있는 한인 소형마켓이 지리적 약점을 역이용, 탄탄한 사업체로 일궈내고 있어 화제다.


타운 3가와 카탈리나의 ‘카탈리나 미트 마켓’은 대형 체인마켓 ‘존스’(Jons)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소형 점포. 매장 크기도 2,300스퀘어피트에 불과하고 인지도도 상대가 되지 않지만 월 매출은 10만 달러가 훌쩍 넘고 마진도 33∼35%선이다.
2년 전 마켓을 인수한 주인 이도성씨는 1년만에 마진을 오히려 8∼9% 올렸다. 업종 불문하고 소형 독립점포들이 랄프, 스타벅스 등 대형 체인들에 치여 나가는 마당에 전혀 ‘꿀리지 않고’ 고마진을 내고 있는 운영 비결은 뭘까.

이씨는 “소형만의 강점으로 상대와 차별화하기”라고 말한다. 소형의 강점이란 물건 순환이 빠르고, 서비스가 신속하며, 단골 고객이 두텁다는 것이다. 단, 가격 경쟁은 금물. ‘너 죽고 나 죽자’식 장사밖엔 안되기 때문이다. 존스 마켓보다 절대 싸게 팔지 않는 대신 살사 만들 때 쓰는 로마나 토마토 등 한 두 가지만 상대 마켓보다 싸게 내놓기도 한다.

‘큰 마켓 손님 뺏어오기’의 견인차는 차별화 전략이다. 파는 물건이 존스 마켓과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고기는 얼린 패킹 제품 대신 최상급 생고기만 팔고, 물건은 딱 일주일치만 주문해 재고가 남지 않게 하며, 과일과 야채는 반짝반짝 빛이 나게 닦아놓는다. 신속 서비스도 큰 장점. 로토나 머니 오너만해도 길게 줄을 늘어 서는 상대 마켓과는 비교가 안 된다.

또 존스 마켓은 광고력이 막강하지만 이씨는 기술적인 광고로 이에 맞선다. 한 예로 고기세일은 가게 밖에 광고를 붙여 일단 손님들을 유도하되, 스페셜세일은 가게 안에만 공개한다. 어떻게든 손님이 안으로 들어와 무엇이든 집어가게끔 만드는 유인 요인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유는 “밖에 붙이면 그것만 기다렸다 사가기 때문”이란다.

이씨는 “이전 주인들이 워낙 잘해서”라고 겸손해하면서도 “알짜 업소로 키웠으니 앞으로 1∼2개 더 할 계획”이라는 집념을 보였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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