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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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선자의 과제

2002-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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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권자들은 5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을 뽑았다. 새 지도자는 한국전이래 지속되고 있는 정치 경제적 도전들을 헤쳐나가는 한편 어렵사리 이뤄낸 경제적 번영도 지켜야 한다.
새 대통령 당선자는 한미 관계의 장래를 결정해야 하고 북한 핵 위협을 종식시켜야 한다. 또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남북 경제통합과 평화공존, 지역간 협력의 기반을 다져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엘리트 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 인맥이 두터우며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낸 보수파 이회창 후보와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 민주당을 대표해 나온 자수성가한 인권변호사 출신의 진보파 노무현 후보간의 한판 승부였다.
이번 선거 유세기간에 세대간 의식 차이와 유권자들의 이념적 편차가 크게 부각됐다. 이는 새 지도자가 반드시 효과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한미 동맹관계는 2명의 한국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압사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법정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한국인들 사이에 반미시위가 격화됐고 이 이슈가 대선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된 게 사실이다.
새 지도자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한미 관계를 원상태로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위급 회담이 필요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상호 신뢰구축이 요구된다. 한미 동맹의 지속성과 효율성은 이들 두 나라가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얼마나 협조체제를 잘 갖춰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부시 행정부는 한미 동맹관계를 더욱 악화시켜서는 곤란하다. 한반도 주변 정세변화 등과 맞물려 새 지도자는 주한 미군 감축 등 한미 상호안보 관계를 재정립하려들 것이다. 한국의 젊은 층은 한국이 미군에 의지하는 것을 굴욕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은 이 지역에서의 복합적인 경제관계를 고려해 정치적으로 보다 균형 잡힌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세계 주요 경제분야에서 점유하고 있는 지도적 위치를 활용해 자국의 미래를 재정립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과의 유대를 넓힐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새 지도자는 남북관계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 국민적 지지를 유도하고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아울러 그는 이 같은 노력은 지역 안보에 영향을 끼치고 주변 여러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새 지도자가 취할 선택들은 한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안정과 번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스캇 스나이더/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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