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번의 실수가 아니다

2002-12-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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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 로트의 어머니는 미래의 연방상원의원을 편협한 인종차별주의자로 키운 것일까? 그의 어머니는 인종통합을 지지한 지역신문 편집장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한 바가 있다. 아니면 로트가 평생 인종적 증오에 사로잡혀 살게 영향을 미친 것은 쿠 클럭스 클랜의 지도자였던 그의 아저씨였을까.
지미 카터나 빌 클린턴등 다른 남부 백인들은 그들 선조의 악한 구습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가 있었던데 반해 로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스트롬 서먼드 연방상원의원의 100세 생일축하파티에서 인종분리가 성행하던 좋았던 시절을 거론한후 로트가 했다고 하는 것은 고작 자신이 인종차별주의가 팽배하던 청소년기의 불운한 산물이라는 변명 뿐이었다.
1948년 인종분리를 내세우며 선거에 나섰던 서몬드를 지지한 로트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인종 미끼는 공화당이 남부를 장악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다. 소위 남부 전략은 1947년 트루먼대통령이 해군내 인종분리를 종식시키라는 명령을 내리자 이에 불만을 품은 민주당 인종차별주의자들을 공화당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성공적이었다.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4년 민권법 제정을 추진하자 공화당원들은 민권지지자인 공화당 온건파 즉,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링컨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로트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인종차별적 행태로 보면 사실 그는 서몬드를 능가한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 제정, 투표권 확대등에 대해 반대한 전력이 있다. 부시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로트를 비난한 지금 공화당은 다시 한번 아이젠하워의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이젠하워는 학교내 인종통합을 강행하기 위해 연방군을 사용했다.
인종적 편견은 여전히 미국의 아킬레스 건이다. 그런데도 흑인들에 대한 과거의 빚을 청산하는 일에 대해 반대가 늘고 있다. 지극히 온건한 소수계권익옹호 프로그램들도 공격을 받는 중이다. 로트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우리는 보다 심각하게 인종차별문제를 바로 잡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로버트 시어/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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