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 화 자초하나

2002-1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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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찰단이 4년만에 이라크의 ‘의심스런 장소들’을 예고 없이 조사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찰단의 힘만으로는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를 해체할 수 없다. 이라크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번 주말 이라크가 과연 유엔에 협조할 의향이 있는지 밝혀질 것이다.
사안이 복잡하고 민감하게 돌아가지만 미국민들은 이번 사찰의 궁극적인 목적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는 생화학 무기와 미사일을 폐기해야 하며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이라크가 이번 주말 발표할 보고서에서 진실을 밝히고 유엔이 이 무기를 폐기 처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무력으로 강제 폐기하는 것이다. 물론 첫 번째 방법이 훨씬 좋은 것이다.
사찰단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현장 검증을 통해 진실을 가장 또렷하게 밝힐 수 있는 입장이다. 성역으로 여겨지는 왕궁에 대한 사찰은 독재자도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라크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미국이 최근 수개월간 이라크에 압력을 넣어 몇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낸 것은 사실이지만 부시 대통령이 사찰단의 활동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은 성급하고 부당한 처사였다.
이라크는 주말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찰단이 계속 사찰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대량살상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술자와 과학자들을 사찰단이 자유롭게 인터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세계는 지금 더 이상의 기만과 거짓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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