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쟁은 재앙을 부를 뿐

2002-12-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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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유엔의 지지가 있든 없든 전쟁을 일으킬 심산이다. 이는 중동지역에는 재앙이 될 뿐 아니라 동-서 관계에도 조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는 9.11 테러 희생자들을 동정하고 미국과 미국민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미국은 “알려졌다” “믿어진다”는 표현만으로 중동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이라는 의혹만으로도 공격 대상이 되고 살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9.11 이후 서방세계는 과격파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이 같은 오명을 아랍 전지역과 무슬림 문명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아랍국가들에서 많은 투자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그 효과는 미지수다.
이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갈등 문제에 대한 미국의 처신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67년부터 아랍 땅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아리엘 샤론은 기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을 폐기했다.
미국은 샤론에게 무기와 자금을 대주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굴복시킬 때까지 강공책을 펴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지금 미국이 할 일은 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 지역 모든 사람들에게 자주권을 인정해야 한다. 이스라엘인이 죽었을 때 팔레스타인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을 죽였을 때 이스라엘과 연대의식을 과시하는 미국의 자세는 평화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라크에 초점이 모아져 있는 동안 샤론의 군사 행동은 격해지고 있다. 이를 멈추지 않으면 문제는 더 꼬이게 마련이다. 미국이 어느 일방을 편드는 정책으로는 곤란하다.

부타이나 사반/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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