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권을 위한 희소식

2002-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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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는 연방하원 민주당 원내 총무직을 맡기도 전에 짐을 싸야 할 지도 모른다. 주요 정당의 첫 여성 지도자가 되자마자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민주당의 재난”이라고 썼고 리버럴 성향의 뉴 리퍼블릭도 “펠로시가 합리적인 정책을 펴도 과거 경력 때문에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공화당이 공격하기도 전에 이미 민주당 내부와 주류 언론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평가도 있다. 그녀의 선출은 “인권을 위해, 특히 독재정권 하에서 사는 국민들에게 좋은 뉴스”라는 것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오렌지카운티 출신 공화당 보수파 크리스 칵스다. 연방하원의원 중 가장 똑똑하고 펠로시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이다. 10년 이상 칵스와 펠로시는 전 세계 반체제 인사들의 권리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데 힘을 합쳐 왔다. 그들은 특히 중국 공산 정권에 비판적이었다. 그들은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냐와 상관없이 중국의 인권을 위해 싸워왔다.
칵스와 펠로시는 세금과 지출 등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전혀 달리 한다. 펠로시는 리버럴이다. 리버럴은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독재 정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강경하다. 민주당은 부시를 깔보다 선거에서 참패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그녀를 얕잡아 보는 것 또한 이에 못지 않게 어리석은 일이다. E.J. 디온/ 워싱턴 포스트


중국 공산당의 새 지도부 출범과 때맞춰 중국 반체제 인사를 만났다. 인권운동의 선구자이며 이로 인해 옥고를 치른 린 완딩이 바로 그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따라가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독재체제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은 인권보호 캠페인을 벌이다 1979~1983년에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화장지와 버려진 펜으로 글을 썼다. 석방되자마자 민주화에 대해 4권의 책을 출간했고 인권운동을 재개했다. 그는 천안문 사태 이후 7년간 추가로 옥고를 치렀다. 공산당 지도부 교체시기에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던 린은 10년 후엔 공산당도 중국인의 민주화 열기를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민주화 의식을 잠재우기 위해 지금 세 가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첫째, 공산당을 들먹이지만 실제 중국 공산당은 파시스트당이다. 정부가 군사력을 이용해 반대파를 억누르고, 대규모 국영기업 부문과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혼재한 경제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이 신선한 지도부를 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 지도자로 부상한 후진타오와 그의 측근들은 지도자라기보다는 신중한 추종자라고 하는 편이 어울린다. 후진타오가 능숙한 것은 그저 상사에 대한 아첨일 뿐이다. 그가 관장하던 지역은 아직도 가난하며 그는 지역 발전에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했다. 세번째 거짓말은 후진타오가 이번 주부터 중국을 공식 통치한다고 하지만 실제 중국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에 의해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수년간 장쩌민이 막후 실세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후진타오는 그저 하수인에 불과할 것이다. 결국 당분간 중국의 정치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도시에 마천루가 형성됐지만 정치적 풍광은 이를 따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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