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연방의회는 오늘날의 베테런스 데이인 제1차세계대전 휴전 기념일을 제정하면서 이렇게 천명했다.
1918년 11월11일이야 말로 인류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종식시킨 날이자 미국민들이 다른 국가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다시 회복한 날이라는 것이었다.
연방의회가 이런 희망을 표현한지 3/4 세기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전쟁을 끝낼 전쟁이 있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정말로 비극적으로 순진한 것이었다. 그후 냉전이 종식되었을 때도 우리는 그것이 모든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전쟁이라고 믿었다. 문명이 새로 동트는 것 같았다. 그런 용감한 새 밀레니엄은 10년정도 지속되었고, 4대의 비행기가 납치되면서 우리의 환상은 깨어졌다.
이 세상에 전쟁이 없는 날은 없을 것이고 그에 따라 전쟁에 나가 싸울 젊고 용감한 용사들은 항상 요구될 것이다. 나는 지난 2년간 미국의 참전용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쓰는 작업을 했다. 대부분 2차대전에서 싸운 사람들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 아들들이다. 하나는 승리의 전쟁이었고, 다른 하나는 부질없는 전쟁이었다.
그러나 전쟁의 성격이 전사의 성격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두 전쟁의 참전용사들 모두 젊은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이상주의에 가득 차서, 전우와 고국의 선을 위해 기꺼이 생명을 희생할 각오로 해외로 떠났다. 그리고 두 전쟁의 참전용사 모두 수십년간 낮에는 전장에서 스러진 친구들을 애통해하고 밤에는 전쟁의 공포로 악몽에 시달리면서 살았다.
전쟁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건발생 35년, 혹은 55년이 지난 지금 참전용사들은 자신들을 인솔했던 중위의 이름이나 해변을 습격했던 날짜는 기억하지 못해도 처음 총격을 달했을 때나 사람의 몸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보았을 때의 느낌, 혹은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절대로 잊지 못한다. 하루하루를 죽음과 함께 하며 살던 삶의 냄새와 소리, 광경을 절대로 잊지 못한다.
모든 전쟁을 끝낼 전쟁이었어야 했던 그 전쟁이 끝난지 84년이 지난 오늘, 외국 전쟁 참전용사집단의 수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곧 아마도 이라크에서 그들은 참전할 것이다. 미국의 청년들을 사지로 보내려는 우리 지도자들의 결정을 우리는 찬성을 할수도 반대를 할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대면하게 될 현실, 그리고 생명을 부지할 경우 그들이 맞게될 여생으로 부터 우리가 눈을 돌린다면 우리는 미국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게 되는 것이다.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길은 많이 있다. 퍼레이드도 있고, 기념관을 세울 수도 있고, 단순히 감사의 표현을 할수도 있다. 그러나 특히 이번 베테런스 데이에 지난날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려면 오늘의 전사들에게 똑같은 희생을 요구하기 앞서 먼저 깊이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마이클 타키프/워싱턴 포스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