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층 소외 심각

2002-11-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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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하다. 1998년 중간선거에서는 18-24세의 12%, 18-19세 유권자의 8.5%만이 투표했다. 젊은이들은 어느 때보다 커뮤니티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열기가 투표와 연결되지 않고 있다.
젊은이들은 현재의 정치체제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양당은 65세 이상의 노인층에만 관심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인들은 노인들의 투표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그들을 대상으로 집중 캠페인을 벌인다. 젊은층은 이렇게 소외되고 이는 악순환을 낳는다.
특히 접전을 벌일 때는 부동표가 당락을 판가름한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은 이들 부동표를 끌어 앉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대다수 유권자, 특히 젊은층의 심중은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노인들은 젊은이들보다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부동표에 많이 속해 있으니 정치인들이 이들을 타겟으로 삼는 것도 이해가 된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선거의 속성상 당락을 결정짓는 표심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래서 메디케어, 소셜 시큐리티, 처방약 등 노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만이 부각된다. 다른 중요한 이슈들은 간과되고 있다. 결국 인구통계학이 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린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연령별로 투표 참여율을 분석해 특정 그룹을 집중 공략하는 게 패턴이기 때문이다.
소수계와 저소득층이 캠페인 주요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변화가 시급하다. 다른 나라들처럼 다당제가 필요하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체제 말이다. 즉각적인 결선투표, 투표일 휴일제, 당일 유권자 등록제, 공공 선거기금제 등도 생각해 가치가 있다. 이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투표율이 한층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한 것은 정치에의 무관심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지혜 때문이다. 자신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 정치구조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다.
스티븐 힐·래샤드 로빈스
/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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