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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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대응 신중해야

2002-11-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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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개발 인정에 대해 우리는 큰 그림을 놓치는 대응을 하고 있다. 이슈는 북한이나 이라크가 지금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이 되느냐 하는 데 있지 않다. 이슈는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확보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노력은 저지돼야 한다. 이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란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장차 다른 나라들도 뒤를 이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90년 유엔안보리는 이라크의 핵무장을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의 주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조사 후 폐기한다"는 강력한 국제사찰 시스템을 가동했으니 98년께 효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지금은 북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유엔이 다시금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할 때가 됐다. 국제사회가 핵무기 확산을 방관할 수 없다면 말이다.
지금 유엔안보리가 ‘조사 및 폐기 시스템’을 북한과 이라크에 대해 재 가동하지 않으면 기회는 사라질 것이다. 이라크는 무력으로 응징할 것이냐, 북한을 외교로 맞서야 할 것이냐를 논의하기 보다 우리는 두 국가에 대해 동일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이 대응은 지난 70년 핵확산금지조약, 90년의 이라크 제재, 94년의 북한과의 제네바협정보다 훨씬 강압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다. 이 접근법은 경제제재, 유엔 회원자격 유보 등 외교적 고립, 비행금지, 세계은행 및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재정 고립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두 나라를 하나로 묶어 해결책을 유엔, 나토 등에 위임한다면 이라크나 북한과 개별적으로 T아무관계를 맺고 있어 운신이 어려운 나라들에게 명분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쉽진 않겠지만 더 늦기 전에 시도할 만하다.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문제는 보다 넓은 시각에서 취급해야 한다. 핵무기가 확산되면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우리의 자녀와 손자손녀들에게 이처럼 위험한 세상을 남겨줄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스탠스필드 터너 전 중앙정보국장/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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