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장 큰 위협

2002-10-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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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은 이라크가 아니라 한반도다. 우리는 핵 파워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 부시의 북한 고립정책은 우리의 우방들이 지적하듯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부시는 북한을 조여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폐기를 유도하길 원한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연료 공급을 거의 중단한 상태다.
불행히도, 미국이 연료 공급을 중단하고 경제적 압력을 가중하면 북한은 영변의 핵 실험장소에 대한 국제 핵 사찰단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 봉을 꺼낼 것이다. 북한은 적어도 핵무기 5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영변을 핵 제조공장으로 변모시킨다면 일본과 한국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김정일은 미국이 이라크에 온 신경을 쓰고 있고 한국 때문에 북한을 군사 공격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 더욱 비타협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전 주한 미 대사 도널드 그레그는 “미국이 북한을 친다면 제2의 한국전이 발발할 것이고 수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올 것”이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도 미친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유일한 대안은 협상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서방 세계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길이 긴요하다. 북한은 으뜸가는 전체주의 국가이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위협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러시아 모스크바 극장에서 있었던 체첸 테러리스트들의 인질극이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한 점은 이들 자살테러단의 행동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것인지를 입증했다. 지난 8년간 두 차례의 전쟁으로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체첸 주민들은 자치독립을 원하고 있지만 이번 테러행위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대화는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체첸 주민들의 고통만 커지게 됐다.
이번 테러진압으로 곤궁에 처한 사람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아니라 지난 97년 민주적 선거로 당선된 체첸의 마스하도프 대통령이다. 서방세계는 푸틴에게 마스하도프와의 대화를 종용했지만 푸틴은 마스하도프를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테러리스트라며 협상을 거절했다. 물론 빈 라덴과 마스하도프는 다르다. 후자는 살인자도 아니고 과격 무슬림도 아니다. 하지만 이번 테러사건으로 그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다.
러시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이번 테러의 배후이며 알 카에다의 노선을 따르는 샤밀 바샤예프와 지난 6월 공조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니 서방세계나 러시아 내 온건파들도 더 이상 마스하도프를 협상대상으로 여길 수 없게 됐다.
물론 푸틴 대통령이 이번 일을 다른 인접국에 대한 무력행사의 빌미로 삼아서는 안 된다. 아무튼 테러 진압과정에서 양민이 억울하게 다수 숨진 것은 충분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테러에 대항해 자국민의 안위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 체첸 지도자들이 테러를 거부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지 않는 한 정치적 타결은 요원할 것이고 체첸 주민들은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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