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시학교 졸업생들 속속 진출
▶ 최근 창업 한인이 일본인 앞서
“시장 영역 넓고 운영도 용이”
일식당이 한인들의 주력 업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한인의 일식당 창업이 급격히 늘어, 일식업계의 최대 신흥 장악인구로 등장했다.
일식 식자재 회사인 ‘뮤츄얼 트레이딩’사에 따르면 한인 거래처에 대한 매출은 지난 86년 5%에 불과했으나, 최근 연 15%씩 수직 상승해 곧 40%까지 점유할 전망이다.
이 회사가 26일 LA 다운타운에서 개최한 제14회 일본식 레스토랑 쇼에서 한인들은 전체 참가 인원 1,660명 중 27%로 일본인(40%) 다음으로 많았다.
매년 참가자가 1,200∼1,400여명을 상회해 LA 최대 일식당 정보 박람회로 꼽히는 이 쇼의 코디네이터 토시코 사이토는 “한인 신규 창업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한인과 중국인이 일본인보다 많을 정도”라고 전했다.
올해 3월 개교한 스시전문인 육성기관 ‘도쿄 스시학교’의 통계도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한다.
홍보 필요없고 시장 커 매력
개교 당시 50% 정도였던 창업 비율은 최근 80∼90%까지 치솟아 밸리·패사디나·어바인 등 LA외곽으로 한인 졸업생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수강생 중에는 10년 외길 한식 주방장 출신도 있고, 타운 의사보다 일식당이 비전있다며 전업한 내과의사도 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한인들이 이처럼 일식당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 우선 일식은 주류 사회에 잘 알려져 있어 따로 홍보가 필요 없다는 점을 꼽는다. 한식과 같은 쌀 문화로 운영이나 고객관리 면에서 이질감이 적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또 최근 미국에서 건강식이 인기를 누리면서 일식업의 전망이 밝고, LA외곽이나 타주의 주류 상류층을 대상으로 개발할 시장이 넓은 것도 창업자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최근 시미밸리에 ‘로미오 스시&사케 바’를 창업한 최유리씨는 “타운 요식업계는 포화상태라 주류시장 공략을 결심했고, 자연스럽게 일식당이 떠올랐다”며 “홍보가 필요 없고 뻗어나갈 시장이 크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뮤추얼 트레이딩’의 한인 거래처 담당 이민수 매니저는 “이민역사가 긴 일본인들은 2∼3세가 일식당을 물려받는 경우가 줄고 있으나, 한인은 여전히 신규 이민과 요식업 운영이 많아 일식이 새 트렌드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