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포의 무작위 살인

2002-10-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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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쇄 살인사건은 가장 두렵고 이상한 사건의 하나다.

“그는 신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한 범죄전문가는 말했다. 지난 화요일 경찰은 “나는 신이다”라고 쓴 쪽지를 발견했다.
이 쪽지는 연쇄 살인범이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자신도 잘 모를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10번의 살인을 시도했다. 그 결과 7명이 죽고 2명이 부상당했다.
이 사건 이후 이 일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 그가 연쇄 살인범인지 재미로 죽이는지 테러리스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고통을 보고 즐기는 사람 같지는 않다.
그러나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길을 갈 때 범인이 어디선가 숨어 나를 노려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경찰은 범인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이 드러난 것은 없다. 범인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살인을 저질렀다.
다음 번에는 경찰 수사를 혼란시키기 위해 범행 패턴을 바꿀지도 모른다. 아니면 당분간 종적을 감출 수도 있다. 여태까지 패턴으로 봐서는 범인은 군 경력이 있는 것 같다.
조심성이 있는 것으로 미뤄봐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범행 대상자도 무작정 죽인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 소년과 고령자를 골고루 포함시켰다.
한번은 총알이 빗나가자 40분을 기다려 다시 쏘는 끈질김을 보였다. 최근 목격자에 따르면 두 명이 밴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그나마 제발 범인이 한 명이기를 빈다.
D.T. 맥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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