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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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적 발상 버려라

2002-10-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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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가 안보와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지만 허풍에 불과하다. 부시의 정책엔 제국주의 냄새가 난다. 미국은 이라크의 유전에 관심이 전혀 없을까.
지난 50년간 미국과 영국은 신식민정책을 견지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과의 관계가 그러했고 지금 이라크에 대항하는 자세도 그러하다. 걸프전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치른 것이다.
로마인들이 식민지를 운영하던 것과 너무도 흡사한 전략이다. 제국주의의 중심 도시에 모든 재화를 안전하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지역 총수를 찾아 그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라크의 바타 정당을 지지하고 후세인의 권력 승계를 용이하게 한 것이 바로 미국의 중앙정보부다.
시니어 부시 행정부는 후세인에게 생화학무기를 공급했다. 그것으로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이다. 이란의 경우도 비슷하다.
1953년 이란의 모하메드 모사데이 수상이 이란 유전에 대한 외국의 영향력을 제거하려 하자 주미 중앙정보부는 그를 축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지원도 이스라엘의 투쟁보다는 중동에 대한 우리의 이익보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주의를 전파한다는 명문은 약하다. 미국에 우호적이란 이유로 아랍에미리트의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미국이니 말이다.
미 건국의 아버지들도 제국주의적 발상의 위험을 지적했다. 제국주의 정책은 반드시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너무도 크다. 지금이라도 부시 행정부는 비상식적인 전쟁을 치르기 위해 애국심을 부추기지 말고 제국주의적 유혹을 떨쳐버려야 할 것이다.
로버트 쉬어/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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