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립학교와 지식 공장

2002-09-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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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때로 공립학교를 공장에 비유한다. 학생들은 대량생산 라인에 놓인 단순한 대상물 같고 교사들은 그들에게 지식을 쏟아 부으려고 시도하는 음울한 장소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장이란 질과 반대 개념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사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공립학교가 오늘날의 현대 공장만 닮는다면 우리 교육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효율적이고, 깨끗하며 생산성 높고, 책임을 분명하게 지는 시스템 말이다.
우선 산업계는 깨끗하고 안전한 현대 시설이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반면 공립학교 건물은 평균 42년이나 되어 시설이 낙후하다.

둘째, 공장들은 정확성을 강조하는 데 반해 학교는 학업 성취도보다는 나이로 학생들을 진급시키고, 학생들의 학력 향상 평가에 정확치가 못하다.


셋째, 현대 공장들은 팀워크를 강조한다. 반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협동을 별로 가르치지 않고 교사들 역시 협동해서 하는 일이 거의 없이 동료들 안보는 데서 혼자서 가르칠 뿐이다.

넷째, 오늘날 공장들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다. 그러나 학교 교사들이나 행정직원들은 책임을 지는 일이 거의 없다. 낙제생이 있으면 한 선생을 거쳐 그대로 다음 선생에게 떠 넘겨진다.

다섯째, 공장에서는 뭔가를 실제로 만들어 낸다. 그런데 많은 학교들이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옛날식으로 학생들을 승자와 패자로 나눌 뿐 이다.

산업시대 경제체제하에서는 그런 구분이 먹혀 들어갔다. 현장에 나가서 일할 사람과 책상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구별해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보시대인 오늘날의 경제체제에서는 승자, 패자를 가를 여유가 없다.

정보에 접근해 처리하고, 팀으로 일을 하며, 쉽게 의사소통을 하고, 새 기술을 배우는 인력이 가능한 한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현재의 교육 기준은 그런 꼭 필요한 기술보다는 시험 성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장처럼 학교도 분명한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우리 경제는 더 이상 실패한 교육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첨단의 효율적 공장들이 이용하는 기준과 접근법에 기초해 고도의 교육을 받은 다재다능한 학생들을 길러내야 한다.

존 메로우/USA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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