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수십년 간 적대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과 화해를 시도함으로써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북한이 비축한 가공할 무기와 중세적 세계관을 감안하면 이는 환영할 만한 조치다.
김정일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의 회담이 지난 주 평양에서 열렸다. 이 회담은 김정일이 70~80년대 일본인을 납치했음을 시인함으로써 가능해졌다.
11명의 납치 일본인 중 6명은 죽었다고 김정일은 말했다. 그는 이를 사과하고 납치가 간첩들에게 일본인으로 위장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보위대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북한 관계의 변화는 미국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이즈미가 부시 대통령과 먼저 상의한 것도 그래서이다.
처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접근을 반대하던 부시 행정부는 최근 한국과 일본의 대북 화해를 지지해왔다. 이들 나라의 협력은 핵사찰 수용을 전제로 한 핵발전소 건설 등 결실을 맺어왔다.
고이즈미는 이번 협상을 통해 주민들이 굶주리고 외국 투자에 목말라 있는 북한이 긴장완화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휴전선에 배치돼 있는 100만명 이상의 북한군을 철수시키고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고 있는 무기를 돌리도록 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평양 회담에서 김정일은 “미국과의 대화 창구가 열려 있다”며 미사일 발사 중지 시한을 연장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일은 무기 와 핵기술 수출 중지 등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뉴욕타임스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