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에 온 서도호씨 밝혀, 두 박물관서 이례적 개인전
한국 동양화단의 대가인 서세옥씨의 아들로 미국 주류화단에서 주목받는 서도호씨(30·뉴욕)가 동양인으로선 처음으로 시애틀 박물관과 시애틀 아시안 박물관 두 곳에서 동시에 개인전을 갖는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 독특한 기법으로 정체성을 표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은 서씨는 수 천개의 군대 인식표로 만든‘메탈 재킷,’실제로 들어가 볼 수 있을 만큼 큰‘서울 집/LA 집’등 이색 작품들을 8월10일부터 12월1일까지 전시한다.
개인전 준비를 위해 시애틀에 체류중인 서씨를 만났다.
▲어떤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나?
-미국에서 공부하며 7~8년간 만든 작품들에 대한 평가를 위한 일종의‘서베이 쇼’로 7개의 설치 작품과 4개의 그림이 전시된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경험을 표현한 대형 천 작품과 ‘개인과 전체’를 표현한 작품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어떻게 시애틀서 이런 대규모 개인전을 갖게 됐나?
-런던의 서펜타인 공공 미술관서 5주간 열린 개인전에 4만6천여명이나 몰려 화제가 됐다. 당시 이 미술관 관장이던 리사 코린씨가 시애틀 박물관 부관장으로 부임, 시애틀과 인연을 맺게 됐다.
▲시애틀 개인전의 의미는?
-동양인으로 첫 개인전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첫 미국 유명 박물관 전시로 의미가 크다. 시애틀 박물관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 작품들이 많아 전시 준비를 염려했으나 전문 설치인들이 있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런 독특한 작품을 만든 배경은?
-항상 머리 속에 뭔가 돌고 있는 사람이란 말을 듣는다. 이런 생각을 생각으로 끝내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 경험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본 것뿐이다. 성공을 염두에 둔 적은 한번도 없다. 자신에게 솔직하면 작가와 관객이 통한다.
▲미 주류사회서의 한인 미술가들의 위치는?
-한 사람의 미술가가 성공하려면 미술 평론, 언론 등 여러 분야서 뒷받침이 돼야 한다. 요즘 한인 30~40대 미술가들이 주류 미술계에 진출하기 시작하고 있다.
▲후배 미술가 지망생들에게 해줄 조언은?
-아버지(서세옥씨)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 유학을 택해 그라운드 제로부터 시작했다. 미술세계는 생각보다 작고 돈과도 관련 없는 직업이다.‘왜 미술을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부모들도 자신의 욕심보다 자녀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김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