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업비리는 구조적 문제

2002-07-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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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앤드루 그로브/워싱턴포스트 기고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칭송 받던 기업가들이 수주일 만에 기업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믿을 수 없는 부패한 인간들로 비난받고 있다.
많은 기업인들이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런데 작금의 분위기는 이와 같이 성실한 대다수 기업인들에게서 의욕을 앗아간다. 일부 부패한 기업인들 때문이다. 지금은 우리가 모두 힘을 합해 경기진작에 쏟을 때다. 기업인들이 의욕을 잃게 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최고경영자와 이사회를 분리해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이사회도 맡고 있으니 그를 함부로 교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또 주식거래 시에는 3분의 2가 외부인사들로 채워진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재정분석가들은 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투자은행과 무관해야 한다. 그리고 증권거래위원회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비리 기업인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업인들을 벌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는 많은 시간을 요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하부구조의 일부가 쇠락해 가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도 치러야 한다. 재정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당장에 잘못된 것을 근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찬찬히 풀어가야 한다.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시점에 기업인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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