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는 ‘무단 결근 중’

2002-07-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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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LA타임스 사설

부시 대통령은 미국경제가 건실하며 최근 일련의 경제동향은 지난 1990년대 호황의 ‘숙취’에 불과하다고 선언했지만 시장은 다시 한번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위기를 진작시키려 한다지만 이와 같은 발언으로는 시장의 신뢰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기업재무구조의 투명성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통해서만 일반인과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

백악관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는 상황에서 다른 쪽에서는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압도적인 지지로 연방상원을 통과한 폴 사베인스 의원의 기업회계 개혁안과 스톡옵션을 비용처리 하겠다는 코카콜라의 발표는 환영할 만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부시는 더 이상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다.

현 행정부의 윤리 문제를 다루는 일이나 또는 기업비리를 막기 위해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하는 일에 나 몰라라 할 형국이 아니다. 불행히도 부시는 자신의 정부가 윤리적으로 어느 정도 질타를 당하고 있는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부시는 증권거래위원회로 하여금 1990년 자신이 이사로 있던 에너지회사의 주식 처분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주식 처분은 이 회사에 관한 나쁜 소식이 공개되기 직전에 이뤄졌다.


이제 상원이 회계개혁안을 승인했으므로 부시는 하원 공화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힘을 얻게됐다. 독립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회계법인에 대한 엄중 단속을 실시한다는 당초 목적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부시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주는 스탁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어도 지지할 수는 있다. 스탁옵션의 비용처리 방침을 밝힌 코카콜라 혼자서 모든 기업으로 하여금 정직한 회계 방식을 따르도록 하기엔 역부족 이다.

총 2,000억 달러가 넘는 납세자 기금 및 공공연금을 관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뉴욕, 노스캐롤라이나의 최고위 재무관리 책임자들이 투자은행들과, 이들과 거래하고 있는 중개업소들로 하여금 이해관계로 특정 기업주식을 추천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

부시는 9·11 이후 확신에 차 있었으며 리더십을 발휘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흔들리고 있다. 부시가 경제상태를 좋게 말하면 할수록 국민들은 그가 경제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기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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