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시다 남은 와인의 보관

2002-03-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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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며칠전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와인이 화제에 올랐다. 얼마전부터 와인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이들은 공통된 고민을 털어놨는데 그것은 마시다 남은 와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남은 와인을 그대로 뒀다가 얼마후 마시니까 시큼털털해져 있더라는 것인데 이것이 아까와 한번 따면 거의 다 마셔버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정량’을 초과하기 일쑤라는게 이들의 얘기였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한번 따면 그 자리에서 다 마셔버리는게 가장 좋다. 그래서 와인마시기에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하는 자리가 적합하다. 그러나 부득이 혼자 새 와인을 딸 경우 조금만 신경쓴다면 남은 와인을 비교적 긴 기간 보존할수 있다.

한번 딴 와인은 이틀정도면 맛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시간이 더 흐르면 산화 때문에 아예 식초맛으로 바뀐다. 남은 와인 보존에 가장 중요한 원리는 바로 이런 산화의 방지이다. 와인과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게 그 방법이다. 요즘 와인애호가들은 이를 위해 ‘배큠 세이버(vaccum savor)’라는 기구를 많이 쓴다. 와인샵등에서 구입할수 있는 이 기구는 와인이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보존기간을 크게 늘려준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남은 와인을 작은 병으로 옮겨 담은후 냉장고에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와인병의 절반 사이즈 정도 되는 해프보틀에 남은 와인을 담고 코르크로 막으면 되는데 기억해야 할 것은 코르크와 와인이 닿도록 꽉 채워 빈 공간을 없애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공기가 들어갈 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해프보틀이 꼭 와인병일 필요는 없다. 소다나 캐첩 병도 무방한데 갈색보다는 투명하거나 초록색인 병이 좋다. 작은 병에 옮겨 담으면 냉장고속에 세워서 넣어둘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만약 남은 와인이 마시기에 적합지 않은 맛으로 변해 버렸다면 아깝다고 눈 질끈 감고 마셔버리거나 그냥 버릴게 아니라 생선 혹은 고기 구울 때 냄새제거나 스파게티 소스용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지혜이다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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