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홀 푸드 등장

2002-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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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법과 무공해를 내세운 자연 건강식품들이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형 그로서리 업체들이 자연 건강식품 사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동안 파머스 마켓이나 고작 샤핑몰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자연 건강식품 코너가 점차 대형화되면서 마침내 전국적인 전문판매 체인까지 생겨났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스토어가 전국 23개 주에 125개의 스토어를 열고 있는 ‘홀 푸드’(Whole Foods). 남가주에서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곳은 지난 1월 포터랜치에 오픈한 스토어이다.

홀 푸드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이 곳이 일반 수퍼마켓과는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퍼마켓이 건물 밖에 음료수 등 상하지 않는 물건을 내놓고 세일을 하고 있는데 비해 홀 푸드는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실외 따뜻한 햇살에 내놓고 있다. 그만큼 물건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밝은 조명과 현대식 인테리어로 꾸며진 스토어는 기분 좋은 꽃향기로 가득 차 있다. 세련되고 깨끗한 복장의 종업원들이 여유 있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고객들이 부르지 않아도 옆으로 다가와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다. 특히 비타민과 헬스푸드를 판매하고 있는 코너에는 영양사가 배정되어 고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홀 푸드에서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이 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식품에 대한 영양 세미나. 식품에 함유된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비율을 알려주고 가장 현실적인 영양 식단을 꾸미는 방법 등을 가르쳐 준다.

홀 푸드의 스토어 매니저 탐 레이먼은 "고객이 바로 스토어의 주인이라는 철학아래 고객과 함께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수익과 이윤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건강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것이 우리 스토어의 방침"고 밝혔다.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식품 전문점의 그로서리 가격이 비교적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홀 푸드는 이러한 편견을 무너뜨리면서 성공한 기업이다. 지난해 무려 22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유기농법 식품이 비싸다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이런 식품의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후 품목도 다양화 해 전체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홀 푸드의 성공 요인이다.

또 네임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스토어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있다. 예를 들어 ‘365’라는 스토어 브랜드 시리얼(cereal) 한 박스의 가격은 1.99달러로 ‘포스트’ 등 일반 유명 브랜드 시리얼보다 오히려 낮다.

마켓 한 쪽에 크게 자리를 잡고 있는 델리(deli) 코너도 완전 무공해 식품만을 서브한다. 호르몬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돼지와 소에서 나온 햄과 비프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수프도 매일 싱싱한 재료로 끓여낸다. 현재 LA에만 20여개의 스토어가 오픈하고 있으며 한인타운 인근에는 페어팩스와 3가가 만나는 곳에 오는 5월 새로운 스토어가 오픈한다. 홀 푸드와 유사한 스토어로 ‘와일드 오츠’(Wild Oats)가 있으며 역시 LA와 샌디에고 등에 20여개의 스토어가 있다.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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