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리나 델 레이 ‘록’

2002-01-04 (금)
크게 작게

▶ 주말외식

▶ 세계 각국 퓨전요리 한자리에

마리나 델 레이의 ‘록(Rock)’은 유럽과 남미는 물론이고 요리사인 한스 로켄와그너가 장모로부터 비법을 전수 받은 갈비까지 맛볼 수 있는 국제적인 감각의 레스토랑이다. 그의 한인 아내인 패티는 손님의 자격으로 식당을 찾았다가 음식만큼 매력적인 한스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됐다고. 그녀의 섬세한 손길로 인해 록의 실내와 요리는 더욱 정갈하다.

룩베송의 그랑 블루를 떠올리게 하는 깊은 파랑, 그리고 식욕을 자극하는 노랑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실내 공간이 분위기 있고, 벽에는 마치 박물관처럼 조명기구를 이용한 작품 전시 공간을 마련해 놓아 식사를 즐기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쁨을 선사한다. 록의 한 가운데에는 한스가 여러 나라에서 수집한 뻐꾸기 시계와 장식품들로 꾸며진 별도의 공간이 있는데 알프스의 산장처럼 아늑하다.

록의 전채 요리는 음식 백화점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멕시코 요리인 또띠야 수프, 이태리 요리인 칼라마리 튀김, 한국식 만두 튀김은 수지즈 팟스티커(Susy’s Potstickers)라는 이름으로 떡 하니 올라와 있다.


피자와 비슷한 차바타(Ciabatta)는 오븐에서 갓 구운 바삭바삭한 반죽 위에 웃기로 얹혀진 신선한 소재들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칼라마리 차바타(Calmari Ciabatta)는 아직 채 익지 않은 오징어의 감촉이 속초의 횟집에서 먹었던 한치 회를 떠올리게 한다. 보기는 시꺼멓지만 맛은 삼삼한 것이 물 프리트(Moules Frites). 화이트 와인에 조리한 홍합을 파마잔 치즈, 트러플 오일로 맛을 내 프렌치 프라이와 함께 내오는데 파리의 비스트로에서 먹었던 것 못지 않다.

우아한 서양식 식당에 서면 괜시리 움츠러들던 우리들의 어깨를 활짝 피게 만드는 갈비 스테이크(Korean Marinated Flank Steak). 나파 김치(Napa Kim Chee)와 끈끈한 밥 (Sticky Rice)이 함께 나온다는 설명이 어찌나 정겨운지.

▲종류: 유럽, 남미, 아시아 요리
▲오픈 시간: 월-금,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 저녁은 월-토, 저녁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가격: 전채 요리는 6-11달러, 메인 코스는 14-20달러.
▲주소 Villa Marina Marketplace 13455 Maxella Ave. Marina Del Rey, CA 90292 (405 S.→90 W. Lincoln 출구에서 나와 우회전한 뒤, Maxella에서 다시 한번 우회전.)
▲예약 전화: (310) 822-8979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