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첨전은 결례아니다

2001-12-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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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드라마같은데서 보면 와인잔을 손바닥으로 감싼채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올바른 와인매너가 아니다. 와인잔의 다리가 긴 것은 바로 이 부분을 잡을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와인의 몸통을 손바닥으로 감싸게 되면 와인에 체온이 전달돼 본래의 맛을 변질시킬수 있다. 짧은 시간에 맛이 얼마나 변할지는 모르겠으나 와인잔의 모양이 이런 점까지 고려해 만들어져 있는 만큼 다리부분을 잡는 매너를 따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와인을 잔에 따를때는 꽉 채우지 않는 것이 좋다. 잔의 절반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너무 많이 따르면 잔을 돌린후 향을 맡는데 불편하기 때문이다. 보통 와인은 잔의 중심에 대고 따르면 되나 샴페인과 같은 기포성 와인은 글래스 벽에 대고 서서히 따르는게 거품을 막는 지혜이다. 다 따르고 난 후에는 병을 들어 올리면서 약간 틀어 줘야 한다. 그러면 와인병에서 와인이 몇방울 떨어지는 것을 막을수 있다.

잔에 따를 때 한국식 주도에 따라 잔을 들고 받는 것은 제대로 된 매너가 아니다. 또 상대의 잔에 반복해 따를 때 잔을 완전히 비우기 전에 채워주어도 무방하다. 와인을 마실때는 첨잔이 결례가 아니다.


그러나 와인을 마시는 자리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은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 와인은 빨리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니다. 좋은 음식과 대화를 안주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실 때 와인은 진가를 발휘한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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