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당의 와인가격

2001-1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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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식당에서 와인을 주문할 때 손님으로서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고민중 하나는 와인리스트에 적혀 있는 가격이 과연 적정선인가 하는 점이다.
와인의 가격 구조를 이해하면 이런 고민을 어느정도 덜수 있다. 동네 소매상에서 판매되는 와인 가격은 통상 도매가격에 50% 정도가 더 붙는다. 그러나 아주 잘 팔리는 와인들은 소매 이윤율이 이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식당 와인가격은 소매상 이윤율보다는 좀 높은 수준. 식당 음식은 대개 마크업이 2배반 가량 된다. 가령 20달러짜리 음식이라면 식당이 이를 만들기 위해 지출하는 재료비, 인건비등 원가는 8달러 가량 된다는 얘기다. 와인의 경우 일부 식당들은 음식만큼 마크업을 하나 대부분 식당은 음식보다 마크업이 약간 낮은, 시중가격의 2배정도의 가격을 부과한다고 보면 무난하다. 40달러 와인이라면 집에서 사먹을 경우 20달러짜리 라는 얘기다. 식당의 생존에 와인은 필수적이다. 한인식당들도 마찬가지여서 주류와 관련한 매출이 식당수입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가의 와인들을 갖고 있는 고급식당들의 경우에는 마크업을 이보다도 낮게 해 고객들이 최고급 와인을 맛볼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그래도 와인이 워낙 고급이라 식당은 와인 1병으로도 만만치 않은 수익을 챙기는 셈이다.


보통 잔으로 파는 와인은 병 와인에 비해 마크업이 훨씬 높다. 식전 칵테일 대신에 잔으로 와인을 시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자 식당들은 와인 1잔에도 칵테일식의 높은 마크업을 하고 있다. 잔술은 바가지인 셈이다. 그러나 어쩔수 없이 잔으로 와인을 시켜야 할 경우라면 싼 와인보다는 프리미엄 와인을 주문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고 현명하다.

식당의 와인가격이 적정한가 여부는 결국 마시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편안한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와인이라도 가격에 큰 부담을 느끼면서 마신다면 와인의 참 맛이 혀 끝에 와 닿겠는가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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