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키스탄에 너무 양보 말라

2001-10-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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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린 헌터/LA타임스 기고

탈레반 정권을 공격하기 위해 미국이 파키스탄과 연대를 형성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과거 탈레반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 왔고 현 아프가니스탄 정정 불안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의 정권 획득에 대해 전혀 무관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소련과의 전쟁에 참여하지도 않은 종교적 학생 그룹이 어떻게 외부의 군사적 지원 없이 베테런들을 격퇴시키고 정권을 잡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없다.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문제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접국들의 간섭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파키스탄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책임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테러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고 그의 테러조직을 분쇄하는데 파키스탄의 협조는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의 장래를 결정하는 문제에 있어 지나친 재량을 갖도록 허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또 반탈레반 북부동맹과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파키스탄에 약속해서도 안 된다. 이럴 경우 인도와 러시아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국내 안정을 회복하려면 탈레반 정권 내 온건파들을 포함해 다양한 인종적 정치적 요소와의 새로운 협상을 시도하고 아울러 이웃 나라들과 평화관계를 유지하는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회복케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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