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란과 손잡을 때

2001-09-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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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월스트릿 저널 사설

22년만에 처음 오늘 영국 외무장관이 이란에 도착했다. 이것은 한번 해볼 만한 도박이라는 게 우리 생각이다.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지난 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모하메드 카타미 이란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있은 후 테헤란으로 날아갔다. 이 통화에서 카타미는 유엔 주도하의 탈레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음이 틀림없다. 그 대가로 영국은 3,500만달러 규모의 아프간 난민 구호기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것은 물론 반테러 연합전선에 다른 회교국을 끌어들이려는 미국 작전의 일부이다. 부시 대통령이 말한 대로 미국은 이들 나라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 테러리스트 편을 들던지 미국 편을 들던지 양자 택일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테러를 지원한 나라도 지금부터 개과천선하면 새 출발을 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탓할 까닭이 없다.

지난 수년간 이란과 서방과의 관계는 해빙기를 맞아 왔다. 카타미는 자유주의적이고 개방적인 노선을 추구해 왔다. 또 시아파인 이란은 수니파인 탈레반 정권에 별다른 애착이 없다.


그렇다고 물론 이란이 하루아침에 절친한 친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이란의 강경파 성직자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인권은 엉망이며 아직도 살만 루시디의 머리에 28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어놓고 있는 상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란이 아직도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쟁은 엉뚱한 상대를 친구로 만든다. 이란은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이번 기회에 결정해야 한다. 현재 상태에서 이란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은 미국에 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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