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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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시 대통령이 할 일

2001-09-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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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 기고

지난주 발생한 테러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을까. 변하지 않은 것은 경제 현안이다. 우리의 지도자들이 경제 문제를 등한시하거나, 오히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면 우리는 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국가화합 차원에서 큰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열흘 전만 해도 예산문제가 제1의 논쟁거리였다. 테러가 일어났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부시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가 정부의 장기 재정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기본적인 정부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동시에 장래 은퇴자들에게 연금을 지불할 기금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 당장 경기진작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추가 장기적 감세를 제안했다면 퍽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같은 제안을 한다면 더욱 무책임한 것이다. 감세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현재 가장 바람직한 경기 진착책은 정부 지출을 일시적으로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선 뉴욕을 재건해야 한다. 아울러 전통적인 군사적 이슈의 한계를 뛰어 넘어 국방의 신속한 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테러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을 살려야 한다.

불행히도 의회는 자본소득세를 영구적으로 줄이는 방안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 방안의 경제적 효과는 불확실하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을 매각하게 만들어 주식시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우리의 리더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비애국자란 오명을 쓸 수 있다. 그래서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것은 테러 정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수년 후 재정이 어려워지면 이같은 사안이 다시 불거져 나올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 말해야 한다. 소수 부유층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가 필요로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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